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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 파 Aug 31. 2022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내가 선택한 문장들 #5

나의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그리고 지금은 어른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나는

아무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싫어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왜 좋아하는지 왜 싫어하는지 말을 할 수가 없으니

무엇을 좋아한다고, 싫어한다고 말을 하지 않게 되었고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하려 하지 않았고

무언가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하지 않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취향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xxx


어떤 음식이 맛있다던가, 어떤 가수가 좋다든가 하는 말을 안 한다.

그런 말을 하려면 뭔가
'그 가수의 생일이라든가 가족 관계, 데뷔는 언제 한 건지, 앨범은 언제 냈는지'와 같은 것들을 설명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싫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 내가 뭘 안다고 그를 싫어할 수 있단 말인가?


xxx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별로 없다.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없다.


굳이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


무언가가 좋다는 것은, 그것이 세상에 많았으면 하는 것이다.

'서로를 좋아함'이 많아지길 바란다.


반대로 무언가가 싫다는 것은, 그것이 세상에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서로를 싫어함'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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