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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리 Jul 15. 2021

나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100세에 가까운 어느 노교수가 말했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청년이 아니라 6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 선배는 말합니다. 인생의 황금기는 삶의 경험을 통하여 많은 관념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진 65세부터 75세까지라고. 나도 앞으로의 나의 10년을 인생의 황금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잘 계획된 새로운 목표가 있어야겠다 생각을 하였습니다.

     

3년 전 나는 책을 하나 쓰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뒤돌아보고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이고, 아쉬웠던 것은 무엇이며, 나에게 10년이 주어진다면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말들을 책으로 만들어 노인의 삶을 시작하는 나에게 선물하기로 나하고 약속하였습니다.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강좌에 참여하여 글쓰기 훈련을 하였습니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인 ‘브런치’에서 작가로 등단(?)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글쓰기 커뮤니티 ‘조금 적어도 좋아’에서 매일매일 함께 글을 쓰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60편의 글을 썼고 2편의 작품(브런치 북)을 발간하였으며, 그중 한 편은 책으로 만들어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선물하였습니다. 한 친구가 책을 5권이나 구매해 주는 바람에 뿌듯하면서도 야릇한 느낌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나에겐 지금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두 아이가 있습니다. 딸은 결혼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아들은 지금 공부 중인데 공부를 마친 후에도 미국에서 활동할 계획이랍니다. 나는 앞으로 미국에 가야 할 기회가 많을 것 같습니다. 사위는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그에게 두 번의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글을 읽고 쓰기가 힘든가 봅니다. 아마 아직도 편지를 다 읽지 못하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사위와도 그리고 손자와도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아마도 내가 영어를 배워야 할 모양입니다. 

    

두 달 전 삼성동주민센터에서 운용하는 영어강좌에 등록하였습니다. 나의 영어가 중급은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나의 영어 수준은 수강생 중 최하위입니다. 초급반으로 옮길까 생각을 해 보았지만 한번 꼴찌를 즐겨보기로 하였습니다. 무엇을 해도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는 나의 마음을 포기할 때, 그때야 오는 편안함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은 의외로 무언가에 서툰 이에게 더 친절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은근한 욕심이 생겼습니다. 영어로 글을 한번 써 볼까? 

    

나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2024년 11월이면 내 나이 일흔입니다. 일흔이 되는 나에게 책을 한 권 선물할 것입니다. 그 책에는 한글과 영어로 쓰인 나의 글이 담길 것입니다. 영어로 글을 쓰기 위해 3단계 전략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영어 원서를 읽는 것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 글쓰기의 정석입니다. 마침 영어 원서 읽기 강좌가 있기에 등록을 하였습니다. ‘작은 아씨들’이란 소설을 읽고 있는데 그렇게 재미는 없습니다. 소설은 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야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즐겨 보았던 책들을 원서로 다시 읽으려 합니다. 내용을 알고 있고 또 좋아하는 분야니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다음 단계는 그동안 내가 써 놓은 글들을 영어로 번역해 보겠습니다. 그 글들을 사위와 손자가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새로운 글을 영어로 쓰는 것입니다. 

     

지난주에 원서 한 권을 주문하였습니다. 원제는 “A JOSEPH CAMPBELL COMPANION. REFLECTION ON THE ART OF LIVING”이고, 우리에게는 “신화와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책입니다. 이 책은 2010년 나와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내 곁에서 한결같은 친구가 되어준 책입니다. 다음 주에는 책을 받게 될 것입니다. 조셉 캠블의 이야기를 작가의 언어로 접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묘하게 흥분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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