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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리 Mar 05. 2021

지금 행복하신가요?

어제 우연히 한 TV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5살 어린이가 피아노 연주를 아주 잘합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아이 엄마에게 피아노를 언제부터 쳤느냐고 물었습니다. 3살부터 시작했다 하면서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없었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가 그렇게 피아노를 잘 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에게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아이를 지금의 부모가 입양하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선택을 하는 것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입양한 그 부모의 용기와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그 부모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행복하냐고. 물론 그가 행복하다고 대답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분명 그는 그 일을 어떤 의무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 대하여 말하는 동안 엄마의 환한 얼굴은 정말 행복한 사람의 표정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행복의 조건에 대해 말하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행복할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세계의 이곳저곳을 여행할 수 있으면 행복하겠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당장 내일 먹을 것과 잘 곳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그것들이 이루어졌을 때 그 사람은 행복한 마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자존감(자아존중감)은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는 자신의 올바른 가치관을 존중하고 성실히 따르고 있을 때 형성됩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올바른가에 대한 판단은 의식을 넘어선 무의식의 영역입니다. 자신의 무의식이 허락하는 올바른 가치관이 있는 사람은 마음이 평온하며, 반대로 무의식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마음이 편치 못하고 늘 불안하다는 것이 나의 믿음입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는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마음의 자세이며 노력하는 태도입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자신을 성장시켜나가는 일은 매우 고달픈 여정입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려움에 맞설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그 길을 선택합니다. 그들은 슬픔과 좌절을 겪으며 그 장애물들을 극복해 나갑니다. 결국 그들은 여정의 말미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부릅니다. 

       

선천적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희생을 각오해야 합니다. 보통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부모는 그 길을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그 용기와 힘은 사랑과 공감이 바탕이 된 그 사람의 가치관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바로 우리의 영웅입니다.  

    

<트리스탄>을 쓴 고트프리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고된 일을 떠맡았다. 이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게 된 일이며, 고귀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게 된 일이다. 내가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 내 마음이 다가가는 세상을 위해서 하게 된 일이다.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그렇다고 들었다) 행복에만 감싸이기를 바라는 사람들(그렇다면 하느님께서 그들이 행복 속에서 살게 해 주시기를!) 이루어진 평범한 세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이야기는 그들의 세상과 사는 방법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 삶과 내 삶은 동떨어져 있다. 나는 다른 세상을 염두에 둔다. 그 세상에서는 한마음으로 함께 그 씁쓸한 달콤함을 견디고, 귀중한 슬픔을 견디고, 마음의 기쁨과 고통의 갈망을 견디고, 귀중한 삶과 서글픈 죽음을 견디고, 귀중한 죽음과 서글픈 삶을 견딘다. 이 세상 속에서 내 삶을 가지게 해 다오. 그 세상과 더불어 저주받을 수 있도록, 아니면 구원받을 수 있도록. “ 

    

또 신화와 인생에서 조셉 캠블은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의 장은 슬픔의 장이다. 모든 삶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그런 삶과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세상의 슬픔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지만 어떤 손상이나 성취조차도 초월한다. 이것이 영원에 근거하되 시간의 장 속에서 움직이는 방법이다.”

      

세상을 사랑하는 일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길에 행복이라는 보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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