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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빵 Oct 12. 2020

[그림책 서평]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

키스 네글리 글·그림 / 노지양 옮김 / 41쪽 / 원더박스 / 2019     

 

  여자는 바지를 입으면 안 된다고? 요즘 어린이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말도 안 된다고 웃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19세기에만 해도 여성이 바지를 입는다는 건 상상하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는 미국의 외과 의사, 전쟁 영웅, 사회 운동가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메리 에드워즈 워커(1832-1919)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메리는 소녀들은 불편한 치마만 입어야 했던 시대에 맞서 용감하게 바지를 입고 거리에 나선다. 사람들은 메리가 여자답지 않게 감히 바지를 입는다며 메리의 옷차림을 비난하고 반대한다. 남자애 옷을 입고 있어서 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는 어른에게 메리는 말한다.

  “남자애 옷이 아니에요! 나는 내 옷을 입었을 뿐이라고요. 미안한데 길 좀 비켜 주시겠어요? 수업에 늦었거든요.”

  메리는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점점 메리와 같이 바지를 입는 소녀들이 늘어난다. 


  메리의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용기와 강한 신념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변화의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메리의 아버지는 자기가 이해 못하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다시 예전처럼 치마만 입을 필요는 없다고 메리를 격려한다. 학교에서 메리의 친구들은 치마를 입었든 바지를 입었든 중요하지 않다. 남자아이도 여자아이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놀이하며 즐거워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메리 에드워즈 워커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어 책에서 다루지 못한 인물의 생애를 더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성평등 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고 있고,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여성 인물을 조명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현재의 불평등한 사회 관습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세상을 바꾸어나간 다른 여성 인물에 대해서도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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