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성 May 10. 2022

91. [사진] 길고양이의 하루.

 나비를 만난 것은 2017년 제가 사회복무요원일을 하던 당시였습니다. 꽤 큰 공기관에 배정되어 근무를 하였는데, 당시 청원경찰 사무실에 새끼 고양이가 어미를 잃어서 울고 있는 걸 데리고 왔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나다니면서 한 번씩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사진 연습을 하면서 점심시간을 보내던 차에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를 처음 봤습니다.  

경찰분들은 어미가 곧 찾으러 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사람 손을 탄 탓일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영부영하면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먹이를 주다 보니 아예 사무실 내에 박스 하나를 차지하고 지냈습니다. 저는 사료와 간식들을 항상 사들고 점심시간에 그녀를 찾아가 사진 모델 값을 지불하였습니다. 그녀도 열심히 모델이을 해줬고요. 


숨바꼭질 놀이.


청원 결찰분들 모두가 그녀를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녀도 누가 누군지 정말 잘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싫어하는 분의 교대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밖에 머물다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가장 좋아하는 방석 위에 누워 낮잠을 자곤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