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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입니다 Jul 13. 2022

'만다라트를 통한 아이디어 발굴 교육'을 받으며

산은 '승화'다. 양평 수미마을 청년귀농장기교육 #4


오늘도 계속됐던 청년귀농장기교육.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교육이 진행됐다. 과거 애니메이션 감독과 창업을 하셨다던 강사님께 받은 교육. 경험이 담긴 교육이었을까. 만다라트를 그려가며 나의 본질을 찾고자 했다. 여기서 본질이란 무엇일까? 나를 지탱하는 뿌리를 뜻하는 걸까?



마인드맵을 아무도 제대로 가르치는 이들이 없다며 거칠게, 하지만 강단 있게 말씀하시던 강사님. 마인드맵보다 만다라트가 효과적일 수 있다며 오늘 하루를 우리 각자의 본질을 찾는 시간을 갖자고 하셨다.



쓰다 보니 제법 나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던 무의식적 부분들이 드러난다. 평소 인간관계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존중’이라던지, ‘도전’이나 ‘가자’ 등과 같이 무언가를 위해 나아가려는 성향을 가진 게 드러났다. 이런 무의식적인 부분들이 네모칸들을 통해 드러난다는 게 제법 재밌었다.



수많은 키워드 중 내가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단어를 뽑아 나를 표현해보라 라는 말에 ‘산(나의 생태활동명)’은 ‘승화’다. 라고 표현했다.



20대 시절부터 ‘마음이란 무얼일까’, ‘느낌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어떻게 하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지며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무모하게 부딪히고 도전해본 시간들. 지금도 도전이 한창이지만 과거의 그 삶의 순간들이 승화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순간을 만나며 떠오른 생각과 반성, 고통과 불편함들, 좋고 설레었던 모든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나의 본질은 과거의 모든 경험들을 승화시켜 지금의 생태적 삶을 향하게 했으니 ‘승화’다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 안의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해온 발걸음이 퍼머컬처, 채식, 내 농장을 갖는다는 방향으로, 나 홀로 독립할 수 있으며 많은 이들과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는 점으로 소거됐다는 게, 내가 머물 곳, 내가 진정으로 뿌리내릴 곳,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답을 내주었다는 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자기 계발의 거장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혼자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고 나서 쓴 책에 이런 말이 나왔다. ‘당신 자신을 알 게 될 때까지 자유롭게 살라. 그리고 돌아올 수 있을 때 돌아오라.’ 한창 학부를 졸업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고민이 들 때 첫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해 줬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한 문장. 저 문장을 안 뒤부터 지금까지 십 년 이상의 세월을 돌아다니고 부딪히며 굴러다녀본 결과가 이제야 윤곽을 드러내는 걸까.



물론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들을 무수히 만나겠지만 어렴풋이 점점 뿌리내릴 곳을 만나가고 있지 않나 하는 마음이 든다.


나의 본질을 정제해 나만이 갖고 있는 매서운 무기로 쓰려면 아직은 여러차례  수업을 들어봐야하는 상황. 그래도 ‘좋은  한번 맛보면 스스로 알기 마련. 오늘의 수업을 통해 나만의 차이점, 차별점을  찾을  있어 유익했다.


3억이나 받아낼 수 있는 청년창업농 프로그램을 해내려면 보다 또렷이 내가 할 일을, 더 매섭고 남다르게 해내려면 보다 많은 수업이 필요해보인다. 난 작게 시작해 잘되면 더 살을 붙이는 린(Lean)한 방식으로 내 일을 해나가고 싶다. 하지만 청창농은 한번 목돈을 받아 그 지역을 더 낫게 만들 뭔가 큼지막한 사업을 이뤄내야할 것만 같기에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랑은 뭔가 조금은 다른 사업인가’라는 물음표가 들기도 했다.


크게 접근하는 방식은 큰 리스크를 불러온다. 작게 시작해 자주 시도해보고 잘되는 방향으로 조금씩 더 키워나가는게 맞는 방식이다. 풀 한포기, 흙 한 줌 소중히 여기는 이들과 연대해 큰 공동체를 이루는 꿈을 키워봐야할까?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내가 가장 잘, 즐겁게 할 수 있는 방향이 무얼지 더 파헤쳐보면서. 시간이 나를 데려다주겠지. 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그 곳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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