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경하는 언니의 블로그 최근 글에서 본 "일하는 이유" 테스트를 해보았다.
최명기 작가의 <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가> 개정판의 부록으로 제공되는 파일이라고 한다.
언니의 블로그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가 검사지 엑셀 파일을 다운받았다.
(링크는 하단에)
총 100개의 문항에 0점부터 3점까지 점수를 매기면 결과지 시트에 표와 그래프로 검사 결과가 나온다.
내 결과는 이러했다.
순위를 매겨보면
공동 1위: 삶의 의미, 업무 자체에 대한 흥미
공동 2위: 이타주의, 금전적 보상
3위: 자아실현
4위: 성취감
하위는 대인관계, 가족, 노후 대책, 사회발전
테스트를 하면서 "가족" 항목에는 점수를 매기기가 어려워서 질문을 무시하다시피 했다.
나는 부양하는 가족이 없다 보니 내겐 와닿지 않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있다 보면 "가족" 항목이 꼴찌를 하진 않았을 거라 믿는다. ㅋㅋㅋㅋㅋ
결과지를 보니 [가족] 항목을 제외한 모든 게 납득이 됐다.
공동 1위: 삶의 의미, 업무 자체에 대한 흥미
난 재미+의미 이 두 가지가 충족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늘 말해왔기 때문이다.
음악이라는 범위 안에서도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저 두 가지가 충족되기란 쉽지 않다.
연주하는 것은 재밌지만, 크게 의미가 있다고 느끼진 않는다.
클라이언트들의 음악적 요구를 충족해 주는 건 의미 있지만, 재미없을 때도 많다.
음악을 가르치는 건.. 글쎄, 의미와 재미도 어느 정도 충족하지만 1순위로 선호하는 일은 아니다.
테스트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이타주의], [금전적 보상]이 딱! 가르치는 일에 해당하는 것 같다.
Now it all makes sense.
3, 4위를 차지한 자아실현, 성취감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흥미, 의미에 비해 점수가 현저히 낮은 건 좀 의외였다.
질문지를 다시 보니 일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질문들이 대부분이라 내겐 not applicable 해서 낮은 점수가 나온 것 같기도 하다.
그래프에서 바닥을 찍은 [노후 대책], [사회 발전]에 대해서는 100% 인정하는 바이다.
ㅋㅋㅋㅋㅋㅋ
나와 관련 없는 남들에 관심이 1도 없는 나로선 내가 하는 일이 사회 발전에 기여를 하든 말든~ I don't care.....
'음악이 사회 발전에 무슨 기여를 하겠어'라는 내적 진심 때문일지도..
일평생 한 가지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 용기가 없을 뿐.
계속 미국에 있었다면 community college라도 다니면서 새로운 걸 배웠을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의 탑이 되고 싶은가? 그것도 아니다.
탑이 되기 위해 애쓰기보단 그냥 재미+의미 있는 것들을 explore 하고 싶은 철없는 어른이다.
생각해 보니, 미국에 살 때 요가 강사 자격증도 땄었구나. 강사로 일한 적은 없지만 준비 과정 자체가 재미+의미 있었지.
음악을 업으로 삼는걸 100% 만족했다면 이런 생각은 안 했을까?
조만간 아예 새로운 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음악은 거의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겠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회랄까? 어느 날 갑자기 지인을 통해 얻게 된 일이다.
<내가 일하는 이유> 테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삶의 의미], [업무에 대한 흥미]를 새로운 업무에서 과연 찾을 수 있을지는 직접 경험해 봐야 알 것 같다.
갖지 못했을 때 소중함을 더 알듯이, 음악과 멀어지면 음악이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내심 그러길 바란다.
솔직히 음악만큼 재밌는 일이 어디 있으랴. ㅎㅎㅎㅎ.... 다른 조건이 충족이 안될 뿐이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일에 대한 나의 마음을 시각화하고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