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모모 Nov 25. 2022

몰입의 즐거움

행복해지는 방법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어요.

무려 하루의 1/3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는 우리의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장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은 일터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경험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제 하는 일(task), 같이 하는 사람, 업무 공간 등의 환경적인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그 환경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는가" 이다. 삶의 모든 요인은 중립적이므로,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삶의 만족(행복)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관련해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사례로 교회를 지을 때 벽돌을 쌓는 인부의 인식 차이가 있다.

어떤 인부는 매우 힘든 중노동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어떤 인부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의미있는 일을 지금 내가 하고 있다고 느낀다. 벽돌을 쌓는 경험은 이 둘에게는 같은 노동의 순간이지만 일을 해석함에 따라 행복의 질은 매우 차이가 날 것이다. 


최근 오래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나는 지금까지 만 14년 동안 같은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그동안 그 흔한 회사 및 하는 일에 관련된 욕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간 그룹 내 계열사 이동 및 직무 전환 등은 종종 있었지만,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지 회사 욕은 결코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에 지인들은 무척이나 신기하게 나를 쳐다보았고, 이 기회에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왜 내가 다른 K-직장인처럼 회사 욕을 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다음과 같이 크게 두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다.


1. 감사하게도 회사는 나를 끊임없이 성장시켜 주었다. 

운이 좋게도 영업, 관리, 지원, 인사 등의 다양한 직무 경험과 내/외부 교육의 기회를 통해 조직에서 필요한 역량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별다른 재주가 없었던 나에게 이러한 사회인으로의 성장 경험은 매우 흥미롭고 감사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2. 회사에서의 일은 대체로 재미있었다.

이 부분이 아마 다른 직장인들과 나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 놀랍게도 나는 그동안 경험했던 회사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지루하고 피하고 싶었던 이런 회사 일이 왜 나는 재미가 있었을까? 얼마전에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은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작은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와 대단히 가까운 지인들은 내 장점에 대해 종종 '일을 진지하게 대한다, 하찮아 보일 수 있는 것도 열심히 한다' 라는 피드백을 준다. 돌이켜보면 신입사원 때부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나는 다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영업사원을 할 때는 영업 자료를 더 고객들이 보기 편하게 편집하고(오피스 프로그램 작성 역량 강화), 운전을 해서 거래처에 가고(운전 및 주차 능력 강화), 커피 한잔하며 고객에게 내 제품을 세일즈했던(구워삶은 설득력 강화) 그 순간 하나하나에 다 의미를 부여했고 소중했기에 절대 허투로 하지 않았다.


이렇게 모든 일을 진지하게 대하는 나의 태도에는 동기심리학에서 언급되는 세가지 심리적 욕구도 함께 작동되는 것을 느낀다. 회사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성장감에서 유능성을 느꼈고 업무를 수행할 때마다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매진해봄으로써 자율성을 느꼈고, 이러한 나의 모습을 좋게 본 선/후배들과 긍정적인 관계성도 쌓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심리적 욕구가 모두 충족되었던 일터에서 나는 회사 욕을 할 시간도 마음도 없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멀리서 행복을 찾기 보다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몰입해보는 것은 어떨까. 몰입이라는 단어 안에는 '성장'과 함께 '행복'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전 08화 성장을 위해 나와 결이 맞는 선배 찾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