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해서 오히려 충분한 2
시인의 마을
다 늦은 저녁답에 이사 온 낯선 동네
몇 안 되는 말의 세간 빈방에다 부린다
잘 익은 귤빛 등불이
창문마다
걸려있는 곳
일상에서 건져낸 마른 뼈를 추려서
날마다 말의 집을 지었다가 허무는
그 숱한
밤을 쌓으면
내 창에도 어쩌면
*** 며칠 전 첫 시조집을 내었다.
이 시대에 시를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많은 분들이 갈등을 하지만 그래도 시인은 시를 써야만 하는 운명이다. 그 대열에 나도 늦게나마 합류를 했다. 시집을 보내드렸더니 이런 답장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