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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댕 Aug 14. 2020

<작은 것부터> 쓰레기는 빼기, 과정은 더하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실천들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실천은 돈을 들이는 방법보다 어쩌면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그만큼 쉽지 않고, 불편하고, 번거로운 실천이다.



안 그래도 많았던 온라인 쇼핑 이용 빈도가 요즘 시기에 급격히 더 증가한 추세라는 것은 만연한 사실이다. 우리는 온라인 주문에 너무나도 익숙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통계를 내본 적도, 통계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온라인 주문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실은 바로 '편해서'이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환경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온라인 주문이 마냥 편하기만 할까? 다시 말해, 편할 수 있는 일일까?


주문하는 행위 자체는 참 편하다.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하여 원하는 물건을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고 배송 정보를 입력 후 전자 결제를 하면 끝이다. 그러나 그전에 지구를 지키는 과정 한 가지가 추가된다. 바로 '주문 시 미리 요청하기'.


원하는 물건을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아 띡 결제만 하면 그렇게 간편한 게 없겠지만 동시에 원하지 않는 쓰레기도 함께 택배 상자 안에 딸려 올 수 있기 마련이다. 불필요하고 불편한 쓰레기들을 줄이기 위해서 '지구를 생각하는 불편함'을 감내할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불편한 과정을 한번 경험해볼 수 있는 방법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식품의 온라인 판매처를 여러 군데 알아본다. 과대 포장이나 이중 포장이 처음부터 너무 심한 곳인지, 에코 포장을 이미 하고 있는 곳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매처를 선정했다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식품과 관련된 상세 정보와 구매 후기를 잘 살펴본다. 포장 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너무 한 포장은 아지, 혹 포장 없이 택배 받는 것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가늠해 본다.


'바로 이곳이다!'라는 느낌이 온다면 구매 전, 리 판매자에게 배송 관련한 문의 글을 남긴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일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면 바로 결제만 하면 끝날 일인데, 그전에 판매자에게 포장 관련해서 문의를 해야 한다니. 소비자의 수고를 필요로 하는 과정이지만,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살아 있는 채소를 비닐 포장 없이 받아볼 수 있다니...?


비닐 포장인지 문의하는 것은 늘 필수 과정!



혹시라도 판매자로부터 포장법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온다면, 다른 판매처에도 같은 방식으로 문의해볼 수 있다. 이 과정도 매우 귀찮다. 나는 평균 세 번 정도까지는 재도전해보는 것 같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불필요한 과대 포장재들을 받지 않기 위해 그 정도의 수고는 이제 즐겁기까지 하다.


진짜 불가피한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기존의 포장 법대로 택배를 받아야겠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것인지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찾아볼 수도 있다. (집착의 끝판왕)




개인적으로는 일회용 용기나 포장재를 사용하는 곳이면 애초에 구매처 목록에서 제외시키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택배 받을 때만큼이라도 일회용 포장재 없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지구를 지키는 길에 몇 걸음 딛는 일은 이록 불편이 따르게 되는 현실이나, 그로 인해 조금이라도 지구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차오르는 보람과는 견줄 수가 없다.


실제로 문의하려고 다른 소비자들이 달아 놓은 글을 훑어보다가 나처럼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을 빼고 보내달라는 요청 글을 가끔 발견하곤 한다. 포장 관련 문의로 판매자를 귀찮게 하는 소비자가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희열이란!



앞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는 상상 그 이상으로 계속 커질 것 같다. 그만큼 각종 배달 쓰레기도 어마 무시할 것이고. 지금도 이 좁은 땅덩이에 아직 처리도 못하고 있는 쓰레기 산이 몇 개인데, 그 많은 배달 쓰레기들을 조금이라도 줄여봐야 하지 않겠는가. 온라인 주문에 조금만 불편을 더해보자. 몸에 익으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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