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계절이 변할 때마다 옷 정리를 하지 않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36형의 행복주택,
평수 기준은 17평 아파트.
방 하나는 침실로,
나머지 하나는 옷방으로 쓰고 있다.
입주 전부터 이미 한쪽 벽에
붙박이가 옵션으로 설치된 작은방.
사실 옷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닌데,
이 귀한 방을 전부 옷에게 내주기가 싫어서 ㅎㅎ
옷장 + 플러스알파로 활용해 보려고
여러 번 시도해보았지만,
워낙 방 크기가 작기도 하고
북향이라 해도 안 들어서 지금은 포기하고
그냥 옷에게 방을 다 내줬다.
그래서 결혼하고 처음으로
우리에게도 드레스룸이라는 것이 생겼다.
옷 갈아입을 때 제외하곤 안 들어가니
이 방은 난방도 안 돌린다.
덕분에 난방비 아끼고 좋지, 뭐. 하하
문 옆쪽에 빨래할 것 넣는 바구니와
남편 출근할 때 들고 가는 가방 걸이.
바구니 꽉 차면
세탁기 돌려야 하는 타이밍. ^^
붙박이장은 두 개가 나란히 붙어있고
남편이랑 사이좋게 하나씩 쓴다.
첫 신혼집이 원룸이었는데
집도 작고 옷장도 작은데 옷은 많아서
옷장에 넣지 못한 옷들을 상자에 보관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의 옷을
교체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했다.
그게 얼마나 성가시고 귀찮던지
이후 굉장히 적극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다.
지금은 부부가 가지고 있는 옷이
각자의 붙박이장 안에 넉넉하게 들어가
더는 계절이 바뀌었다고 해서
대대적인 옷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남편의 옷장.
위에는 상의와 외투를,
아래는 바지를 걸어 보관한다.
정장을 입어야 하는 직종이 아니라
옷장 정리가 비교적 단순한 편.
(여름/겨울 똑같은 티셔츠 5장씩 사서
주 5일 돌아가며 입는 사람과 살고 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계절별로 옷을 따로 보관하지 않고
이 옷장에 사계절 모든 옷을 다 걸어둔다.
오래 걸어두면 안 좋은 구스 패딩류와 니트만
겨울이 끝나면 방한용품을 넣어두는 상자에
접어 보관해두고 옷장 속 빈 공간에 둔다.
속옷과 양말 보관함
서랍처럼 쓰윽 당겨 꺼내 쓴다.
그 옆으론 방한용품
목도리와 겨울 모자.
(이것도 겨울 끝나면 상자에 보관)
작은 트롤리 하나를 선반처럼 활용해서
티셔츠와 운동복을 정리했다.
앞쪽에 하얀 상자는 축구용품.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가지고 있는 옷 개수에 맞춰서
옷걸이를 구입했었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
옷들을 많이 비워내고
비워낸 것보다 새 옷을 덜 사면서
여분의 옷걸이가 이만큼 생겼다.
아직 이만큼의 옷은 사도 돼(?) 라는 마음,
조금 있다. ㅎㅎㅎ
이렇게 한 장의 사진으로
남편 옷장 소개 2022년 버전 끝.
그리고 그 옆에 내 옷장.
나도 여기 사진 속 옷들이
내가 가진 사계절 옷의 전부다.
미니멀라이프에 심취하여
옷을 한창 비워내던 시절에는
내가 가진 옷 개수를 매번 카운트했는데,
지금은 그냥 옷 한 벌 비우면 한 벌 사고
그렇게 교체하듯 관리하고 있다.
서랍 두 개가 있어서
위에는 속옷 양말, 운동복(요가복)
아래는 사계절 홈웨어를 보관해둔다.
너무 사적인 거라 부끄러우니 사진은 패스
(운동복은 하의3, 상의2 있다)
가장 자주 쓰는 가방은 걸어두고
옷장 내부에 있는 검정 쇼핑백 안에는
방한용품들을 넣어두고 쓴다.
옷장 뒤쪽 빈 공간에
방한용품 넣어두는 상자를 두고서
겨울이 지나면 여기에서 밀짚모자를 꺼내고
방한용품과 니트 원피스를 보관한다.
언제나 갖고 싶었다.
사계절 내내 옷 정리와 대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내 취향의 단정한 옷장.
옷장을 하나 더 산다면,
드레스룸을 만든다면,
그 룸의 크기를 좀 더 키운다면,
광고 속 저 비싼 가구를 산다면,
나도 좀 더 근사한 옷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가장 손쉽게 근사한 옷장을가질 수 있는 방법은
그냥 내가 소유하고 있는 터무니없이 많은 옷의 부피를
줄이는 것이었다.
나는 옷 때문에 행거가 무너진 전적도
있는 사람이니까. ㅎㅎㅎ
이제는
내가 자주 입는 옷, 잘 어울리는 옷
좋아하는 옷만 가지고 산다.
옷장 속의 옷을 수시로 확인하며
더는 손이 안 가고, 더는 어울리지 않고
입을 때마다 주눅 들게 하는 옷은
그때그때 처분하고
나를 편안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옷들만을 남겨두고
가볍고 행복하게 산다.
내게 옷 정리는 더 이상 숙제가 아닌 축제!
(이거 어디선가 봤던 글귀같은데.ㅎㅎ)
옷장을 열면 내가 가진 옷이 한눈에 보이고
살랑살랑 옷들 사이로 바람이 드나든다.
이곳에 걸린 건 내게 다 잘 어울리는 옷들.
그래서 급하게 무얼 입어도 괜찮은 하루하루들.
미니멀라이프를 몰랐던 과거의 나라면
이렇게 옷 한 벌 꺼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옷을 빽빽하게 걸어두고 살았을 거다.
그때보다 지금.
딱 절반으로 줄였다고 생각하면 될까.
옷 정리 옷장 정리하는 TIP
보통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옷장 정리를 할 때
설레는 옷만 남겨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길에서 갑자기 전남친을 만났을 때
쥐구멍에 숨고 싶어지는 옷은
다 버리는 조언도 많이 얻는다.
그러나 적은 옷을 가지고도
충분히 잘 차려 입고 잘 지내려면,
작은 옷장에 걸린 나의 옷들이
나의 모든 니즈를 다 충족시킬 수 있는가를
따져 보는 게 먼저다.
옷 정리를 하기 전에 내 생활패턴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
주로 어디에서 생활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옷이 필요한지.
내 옷장이 나의 과거를 담고 있는지
현재를 대변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할 것.
나 같은 경우는 크게 동계/하계로 구별하고
동네에서 편하게 입고 다니는 옷과
약속 있거나 외출해서 차려입는 옷으로 구별한다.
하계에 비해 동계는 집 밖을 잘 안 나가서
가지고 있는 옷도 하계보다 절반 이하.
예전엔 원피스 종류만 가지고 있어도
불편감 없이 생활했는데
이사 오고 생활 반경이 동네에서
매일/오래 걷는 패턴으로 바뀌면서
편안한 캐주얼 복장의 필요성도 느껴
사계절 두루 입을 수 있도록 몇 벌 들였다.
동계 옷장.
늦가을~겨울~봄까지 자주 입는 옷들.
주로 동네에서 편하게 입고 나갈 땐 좌측의 옷
오늘 좀 예쁘게 입고 싶어 할 땐 우측의 옷
하계 옷장.
늦봄~여름~초가을까지 주로 입는 옷들.
편하게 입는 옷과 차려입는 옷
유일한 카디건.
그리고 텃밭과 산책 생활화 이후
내 옷장에 새로 리스트업 된 캐주얼 복장들.
맨투맨, 티셔츠, 바지, 츄리닝 한 세트.
7부 면 재질의 롱 원피스를
사계절 돌려 입는 방법
평소 단독으로 입고,
봄 가을엔 가디건을 걸치고
겨울엔 기모 맨투맨을 입는다.
반팔 원피스도 위에 가디건을 걸쳐서
3계절 정도 돌려 입는 것 같다.
그리고 두 부부의 외투는
이 옷장 안에 모두 보관해둔다.
겨울 지나면 패딩은 세탁해서
옷장 아래 칸에 접어서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