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암 이겨낸 이명희씨 첫 개인전, 서산해미아트갤러리에서 오는 29일까지
"저는 그림을 배워본 적 없지만, 기본적인 색을 바탕으로 생각해보고 저만의 색을 가미해서 그리고 있어요. 죽음 앞에서 나를 구해준 것이 그림이니까 앞으로도 밥 담듯 계속 그려야죠."
"몸이 좋지 않아 검진을 받았는데 3가지 암이 발견됐어요. 병원에서는 수술도 어렵고 길어야 6개월 살 수 있다고 하더군요."
"치료와 요양으로 시간을 보내던 중에 병원에서 진행하는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그러다 문득 나만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그림을 그리든지 그저 따라 그리는 게 아니라 내가 나름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생겼어요."
"참 오랜시간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이에요. 나는 배우지도 않았는데 선생님이 내가 잘 그린다고 하더라고요."
"제 스스로 다짐했어요. '죽는 건 말이 안돼. 끝까지 치료 받으면서 교수님이 오지 말라고 할 때까지 끈질기게 치료 받을거야'라고요."
"그림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같아요.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채우고 싶은 색을 선택하는 거요."
"처음에는 무슨 나무인지도 몰랐어요. '비파'일까 추정만 했죠. 나중에 딸이 찾아보니 올리브 나무더군요."
"남편 말로는 오래 전에 코끼리 바위 근처에서 낚시도 하고 산책도 했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기억에 전혀 없어요. 어쩌면 기억의 저편에 있는 어떤 것이 그림이 되는 걸까하고 생각해요."
"평생 가족들 밥그릇에 소복이 눌러 담아온 밥처럼 꽃을 담아 그리고 싶어요. 그렇게 계속해서 밥을 담듯 그림 그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