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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두 아줌마 Feb 02. 2021

쓰는 게 정말 두려워질 때.


가끔 글을 쓰는 게 두려워질 때가 있다.

아주 좋은 글을 만났을 때다. 


그런 글을 만나면 엄청 반가우면서도,

이런 글이 세상에 이미 나와 있는데 

구태여 내가 끄적일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못 찾고 안 찾아 읽어 그렇지, 

사실 세상은 이런 깊은 글들로 넘치고 있을 거다.

그럴 땐 정말 많이 우울해진다.      


하지만 내 글은

내가 살기 위해 쓰는 글.

숨쉬기 위해 부지불식중 허파를 작동시키는 것처럼

글은 이미 내 삶 깊숙이 녹아있다.    

 

단지 죽지 않기 위해,

살고 싶어 썼고

쓰려고 썼던 게 아니라

써야만 해서 썼었다.

글은 인공호흡기 정도가 아닌,

내 심장 그 자체였으니까.     


좋은 글 쓰신 분의 나이 즈음 되면 

나도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 없을지도...     


하지만 그분의 삶과 내가 걸어온 길이 다르고

그분이 겪은 상처와 내 상처가 다를 테니

어쩌면 나는 그분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같은 인형을 보고도 다른 스토리를 떠올리는 꼬마 아가씨들처럼 말이다.     


사람들의 삶은 다 다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버거움을 안고 살아 간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내게 의미 있는 것처럼,

어쩌면 내 이야기도 

아주 가끔은 

그들에게 그럴 수 있을지도...


그런 위로 아닌 위로로,

가만히 내 마음을 토닥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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