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육아휴직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직장 생활과 박사과정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번 학기에 최대한 많이 수강하여 내년 이후의 학업 일정에 여유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무리하여 4과목을 신청하여 수강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로 등교하고 나면 9시부터 12시까지는 거의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수업 예습을 할 때고 있고, 과제를 수행할 때도 있으며, 논문을 찾아 읽을 때도 있습니다. 4과목은 수요일 저녁에 시작하여 토요일 저녁에 끝납니다.
수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는 김창록 교수님의 "일본법연구" 수업을 ZOOM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하여 일본과 한국에서의 입법, 행정, 사법에 관한 자료를 읽고 토론하고 발표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캔스피크', '귀향' 등의 영화를 통해서 조금 알고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이슈에 대하여 매주 역사적 측면과 법적 측면에서 심도 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1차적이고 근원적인 책임은 일본국 정부에 있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군 '위안부' 이슈에 대하여 한국 정부와 일부 학계의 입장도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이슈는 보편적 인권 침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고,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적, 외교적, 법적인 고민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2030년대가 되면 일본군 '위안부' 이슈가 100년이 됩니다. 그 100년의 '역사'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떻게 평가하며,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후대에 전할 것인지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를 잘 정리하여 기말과제로 제출하려고 합니다.
목요일 저녁에는 김창조 교수님의 "정보사회와 법"이라는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수강생은 두 명입니다. 스리랑카 유학생인 변호사님과 제가 듣습니다. 강의실이 아닌 교수님 연구실에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스리랑카 변호사님과도 소통을 해야 하므로, 강의는 기본적으로 영어로 진행됩니다. 경영학을 전공했던 학부 시절에는 영어 강의가 익숙했지만, 법학을 전공하면서 영어 강의는 처음입니다. 영어강의는 미리 예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복습도 착실히 해야 수업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수업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마련된 개인정보전송요구권에 대하여 입법 취지, 입법 경과, 선행 판례 등을 입체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마이데이터"에 조금은 익숙합니다. 신용정보법에 이미 관련 근거가 있어서 우리는 미리 접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도 관련 내용이 생긴다는 것은 우리 생활의 전체 영역에서 "마이데이터"가 가능해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2026년 봄이 되면 다른 영역에서의 "마이데이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이동식 교수님의 "소득세법" 수업을 듣습니다. 7명의 수강생이 모두 3회씩 지정된 판례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세법 판례는 사실관계가 복잡하면서도 관련 법리도 쉽지 않은데, 거의 매달 판례 발표를 해 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강의입니다. 지난 학기에는 "국세기본법"을 공부했었는데, 이를 토대로 소득세법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매 시간 발표되는 판례를 미리 공부하여야 합니다. 준비한 발표문을 읽는 것이 전반전이라면, 발표가 끝난 후 교수님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후반전입니다. 발표를 대충 준비하면, 바로 싸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하면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많은 수업입니다. 어느 것 두 번의 발표를 끝냈고, 12월 14일 마지막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는 최민용 교수님의 "상법판례연구" 수업을 듣습니다.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덕분에 가장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다행히, 2013년 상법 개정 이후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는 느낌보다는 이미 배운 법리에 대하여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학부에서 배운 경영학 지식, 로스쿨에서 배운 법학 지식, 로펌과 컨설팅펌에서 그 모두를 실무로 다루었던 경험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저의 질문과 코멘트를 반갑게 들어주고 계십니다. 요즘에는 회사법에 관한 주요 판례를 4명의 수강생이 각자 하나씩 발표하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발표를 하지 않는 수강생도 토론문을 준비해서 발표주제에 대하여 구체적인 질문과 코멘트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매번 충실히 준비하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부 시절과 로스쿨 시절에 배웠던 회사법은 이론 중심이었다면, 박사과정에서의 이번 수업은 확실히 실무 중심입니다. 그래서 3시간의 수업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4과목 12학점을 수강하는 것이 힘겨울 때도 있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학기는 학교 수업 위주로 공부를 하다 보니, 별도로 다른 주제를 연구하고 논문을 쓸 여유가 있지는 않습니다. 이번 학기 목표는 4과목을 잘 마무리해서 교수님들께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고민하다 보면, 이번 학기도 어느덧 끝나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성실히 마무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