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일
오늘은 마흔두 번째 맞는 내 생일이다.
이쯤 되니까 생일 별거 없다. 별 일 없으면 됐다.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
카카오톡 생일 알림이 고맙다.
멀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내 생일을 알려주었다.
가까운 이들보다 한걸음 멀리 있는 이들이 먼저 생일 축하 연락을 주었다.
만남이 제한된 생활이 길어져서인지, 가벼운 연락도 참 반갑다.
평소 별 연락을 하지 않던 이들은 축하 연락 건네기를 망설였을지 모르는데,
그 망설임 앞에 더 망설이지 않고 안부를 물어준 마음이라서 더 고마웠다.
함께 일하는 회사 직원이 생일 축하한다며 백화점 상품권을 주었다.
순간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직급이 한참 아래인 직원인데, 내가 그 친구 생일 때 주었던 상품권과 똑같은 금액의
상품권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겠지만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그때 받았던 선물이 부담으로 남아서 이번에 갚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전에는 내가 동일한 상품권 선물을 했어도 내 생일 때는 피자, 치킨 등 아이들과 먹을 수 있는
편한 선물을 주었었는데 말이다. 받는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주는 이가 실제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 내 생각이 과한 것일 테지, 단순하게 생각하고 고맙게 받기로 했다.
작년과 올해는 나에게 특별하다.
신선한 자극이 온 시절이랄까. 왔다기 보단 끌어들였다고 해야 맞겠지.
브런치와 유튜브를 시작했고, SNS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개인 브랜딩의 시대에 발맞추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도 잘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매일 고민되고 어렵지만 이상하게 힘들지 않다. 즐거운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일까. 이번 생일은 전과 달리 조금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싶으면서도 싫지만은 않다.
한 살 더 먹었으니 한번 더 깊어지고 싶다.
한번 더 꿈을 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