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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의 꿈 Sep 09. 2024

2024년 9월 9일 오전 9시에 태어난 아이에게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만세력을 클릭할 때 24년 9월 9일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명식을 보자 이날 태어난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누구나 겪는 혼란에 조금 덜 혼란스럽게 조금 빨리 그곳에서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야, 너는 꿈이 많은 아이란다.

그런데 때때로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생각처럼 되지 않는 일들이 많아서 이로 인해 좌절하는 일들이 종종 있단다. 


넌 말이지 태양이라는 존재로 태어났어. 만물을 밝게 빛내는 태양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란다. 태양을 생각하면 사람들은 어떤 것을 떠오를까? 많은 사람들이 강렬하고 뜨거운 여름을 생각할 거야. 그런데 우리가 하루 24시간 매일 깨어있고 같은 에너지일 수는 없단다. 아침에 햇살은 싱그러운 듯하고 정오의 태양은 강력하고 해 질 녘의 태양은 노을 지는 모습으로 사람을   뭉클하게 한단다.

하루의 태양이 이렇게 다른 역할을 하듯이 계절마다 태양의 역할도 다르단다.

여름에 태양은 사람들의 마음을 불태우잖아. 화려하고 싶고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왠지 많은 관중들이 나를 바라보게 되는 느낌이. 어때? 힘이 넘치지? 너도 그러고 싶을 거야. 그런데 넌 가을에 태어난 태양이란다. 그것도 비 오는 날에. 너무 우울하지 않냐고? 그렇지 않단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단다. 뜨거운 태양도 봄이 양보해 주었기에 있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양보를 할 때가 있는 거란다. 이것을 우리는 순환이라 부른단다. 양보한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다른 일을 하는 거란다.

특히 비 오는 날의 태양은 빗소리를 잘 들어줘야 한단다. 비도 하는 일들이 있거든. 빗소리를 들어준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좀 쉬운 예를 들어볼까? 오후 4시에 배가 고파서 식당을 갔어. 그런데 브레이크 타임으로 문을 닫았단다. 배가 고파서 식당으로 들어가서 밥을 줄 수 없냐고 요청을 해도 원하는 음식을 나오지 않을 거야.  오히려 규칙을 어기고 마음대로 행동한 네가 사람들로 질책을 받겠지?

왜 하필 내가 갔을 때 브레이크 타임일까 생각하며 화나고 짜증도 나도 운도 없다 생각할 거야.

그런데 이때 브레이크 시간을 이해한다면 잠시 후에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을 거야. 음식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맛있을 거고. 음식이 다르냐고? 음식은 같았지만 넌 인내하고 참았던 만큼 맛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거란다. 만약 거기서 싸우게 된다면 괜한 뒷말들이 널 기다리고 있을 테고.

가을비가 걷히면 넌 과일을 더욱 맛있게 익히는 역할을 할 것이란다. 내적 성숙 같은 거지. 그러니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이 시기를 잘 견딘다면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단다.

준비라는 시간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하는데 시기는 사람마다 다 다르단다. 왜 나만 이럴까?라는 생각 보다 내가 인내하고 참고 고뇌하는 시간이구나 생각하고 주어진 일을 잘해 나가고 있으면 너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해 줄 거란다. 

모든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단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거지.


네 인생에 주인공이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 느껴질 때 이 글을 일고 힘이 되길 바래. 짧지만  글이 앞으로 너의 길에 희망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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