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산책하러 바다에 갔다. 겨울을 앞둔 동해의 밤바다.
깨끗하고 단정한, 깊은 파랑의 하늘에 완벽하게 원이 되지 못 한 보름달이 크고 낮고 밝게 떠 있었다.
망상 바닷가 위에 리플렉션이 선명하고 반바지 차림에도 따뜻했다
차에서 내려 멀리서도 보이는 아름다움에 이끌려 쫒아 개와 걸었다
달의 오른편부터 달의 왼편까지, 다시 달의 왼편부터 달의 오른편까지.
끝에 다다라서 마지막으로 감탄하고 등지고 걸었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언제까지고 그 앞에 서서 달을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조명이 꺼지고 구경꾼이 사라져 정말 아름다울. 달의 시간을 앞두고 돌아나왔다.
운전을 하고 집에 돌아와 발을 씻고, 개를 쓰다듬고, 보지도 않을 tv를 켜고 소파에 누웠다.
눈을 깜빡이다 결국 책상에 앉았다.
달을 아름답다 생각하고, 아름다운 달을 기억하고, 종이를 꺼내고 잉크를 채워 그 아름다움을 적었다.
이제서야 아름다운 달을 위해. 아침이면 사라질, 어제와도 내일과도 같지 않을 달의 아름다움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