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 커뮤니티력 1타 강사가 말아주는 마케팅 성공법
기술과 콘텐츠의 발전으로 세상에 재미있는 게 너무나도 많아졌다. 다 즐기는데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덕분에 사람들은 도파민 중독을 걱정하고, 집중력 저하를 우려한다. 타인과 연결되는 것도 너무 쉽다. 직접 만날 필요도 없이 줌으로 회의하고, 메신저로 소통하면 되는 세상은 완벽하게 고립되어서도 잘 살 수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세상을 살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심심하고, 여전히 외롭다.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즐길 순 있지만 부족하다고 느낀다. 오픈 채팅방으로 무언가 같이 할 사람을 찾고,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과 느슨한 연대를 맺으러 온라인 플랫폼에 가입한다. 사람들은 온라인을 넘어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요즘 너도 나도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로 폭풍 성장했던 기업들은 많다. 그러나 그 이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드물다. 그 드문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룰루레몬이다. 2023년에는 S&P 500에 편입되었다. 무엇이 룰루레몬을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왜 사람들은 나이키, 아디다스가 아닌 룰루레몬에 반응했던 걸까? 룰루레몬은 물론 여성이라는 뚜렷한 타깃을 설정하고, 그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만들었지만, 다른 브랜드들과 가장 달랐던 지점은 진짜 '커뮤니티 서비스'를 실천했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룰루레몬은 사업 초기, 임차료를 충당하기 위해 밤에 사무실을 요가 스튜디오로 공간을 대여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커뮤니티는 제품의 피드백을 얻고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되었다. 커뮤니티는 앰버서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앰버서더는 주로 요가 및 피트니스 강사로, 제품과 서비스를 피드백하는 동시에 클래스를 리드하고, 자발적으로 홍보한다. 또한 매장을 찾는 손님은 게스트, 매장 직원은 에듀케이터라고 부른다. 에듀케이터는 게스트에게 필요한 제품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맞는 운동 정보를 제공하며 커뮤니티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고객은 커뮤니티를 통해 앰버서더나 에듀케이터들로부터 서비스를 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나아가 제품을 입고 사람들과 클래스에 참여하면서 동질감과 새로운 연결까지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순환이 굴러가며 만든 스노우볼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이뤄낸 것이다. 결국 룰루레몬은 잘 키운 커뮤니티 하나가 스타 마케팅보다 강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는 인연은 밖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었다. 극도로 개인화된 지금은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곳을 찾고,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그 방법은 오픈 채팅방이 될 수도 있고, 스공(스토리 공유)이 될 수도 있고, 육아크루가 될 수도 있고, 넷플연가나 트레바리가 될 수도 있다.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면 지갑을 열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연결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지만, 친구의 모양은 이렇게나 다양해졌다. 그리고 룰루레몬은 바로 이 지점을 잘 잡은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게 같이 있는 느낌, 내가 선망하는 이미지를 함께 원하는 사람들과의 느슨한 연대를 느끼게 해 준 것이다. 그것은 브랜드의 충성심으로 이어진다.
커뮤니티 서비스로 경쟁사와 다른 마케팅을 통해 성공했던 룰루레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최근 신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고 하는데, 그 성공 여부는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