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는 부동산
새해부터 연일 뉴스에 태영건설이 망한다 만다 하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채권단은 11일 워크아웃을 할지 말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떤 결정을 내리든 부동산 시장이 현재 어렵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최근 연일 폭설이 내리면서 안개가 끼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운전하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바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총체적 난국'정도가 될 것 같다. 태영건설로 촉발된 부동산 PF 부실과 악성 미분양 증가, 거래량 감소, 전세가격 상승 등 사방이 문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정부는 부동산 PF 문제를 진화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동산 공급을 안정시키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요를 자극해야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선 부동산 PF 쪽을 살펴보면,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긴급 자금 수혈을 결정했다. 그리고 채권단과 대통령실 그리고 금융당국까지 나서 태영그룹을 압박해 태영건설의 희생을 끌어내며 채권단 75% 찬성을 통해 워크아웃으로 방향을 유도하고 있다. 채권단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얘기다.
그리고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재건축과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30년 된 아파트의 안전진단을 사실상 폐기했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보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고 금융대책들이 등장했다. 작년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9억 원 이하 주택에 연 4% 금리로 최대 5억까지 대출해 주며 부동산 시장에 호흡기를 붙였고, 신생아특례대출과 무주택 청년 대상으로 청약 당첨 시 분양가에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이 곧 도입된다. 이 기회를 보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부동산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부동산은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연쇄적으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무너지도록 내버려 둘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익은 개인이, 고통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단 말인가. 모든 일에는 항상 끝이 있어서 분명히 백기를 들 수밖에 없는 날이 올 것이다. 특례대출의 저금리도 분명히 변동금리도 바뀌는 날이 온다. 그리고 그땐 높은 확률로 금리가 오를 것이다. 이때 가장 다칠 것은 영끌족일 것이기에, 한국은행 총재는 함부로 집 사지 말라고 그렇게 부르짖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