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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도비 Mar 28. 2024

달디달고 달디 단 엔비디아

갑을시대에서 갑들을 줄 세우는 슈퍼 '을'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서명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출처: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 SNS


삼성전자가 2년 3개월 만에 '8만 전자'를 회복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서명한 것이 알려지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요즘 뜨는 밈 중에 '국가권력급'이라는 단어가 있다.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시작된 것인데, 헌터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에서 하나의 국가를 혼자서 대적할 수 있을 정도의 등급을 '국가권력급'이라고 표현한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2년 3개월 만에 8만 전자를 만드는 것을 보니 테크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의 위력은 현재 국가권력급이 분명한 것 같다.



엔비디아 주가가 1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어깨에 회사로고의 문신을 새긴 젠슨 황 / 출처: 나무위키

대 AI시대의 포문을 연 것은 분명히 오픈 AI와 샘 알트먼이다. 당장 나의 직업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챗GPT가 학습하고 작동하려면 아주 고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고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회사, 즉 더 대단한 AI가 등장할 수 있게 하는 반도체(GPU)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바로 엔비디아인 것이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은 원래 게임회사였다. GPU는 원래 게임 등에서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이 GPU가 생성형 AI의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도 탁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출이 급등하게 되었다. GPU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약 80%, 사실상 독점이다.



블랙웰을 공개하는 젠슨 황 / 출처: 이데일리

'누가 뭐로 성공했다더라.' 하면 바로 그 다음날 모든 곳에서 다 따라 하는 것이 요즘 아니던가. 하물며 대 AI시대가 펼쳐졌는데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것이 뻔하니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 등 여러 빅테크 기업들도 AI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엔비디아는 최근 신제품을 공개했다. 2024년 3월 18일 개막했던 엔비디아의 개발자 행사 GTC2024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CEO 젠슨 황은 '블랙웰’이라고 하는 새로운 GPU 제품군을 공개했다. 그리고 블랙웰 플랫폼을 공개하는 보도자료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하여 구글 CEO, 아마존 CEO 등 수많은 기업들의 코멘트가 있었다. 모두 엔비디아의 블랙웰에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고객들, '갑'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작년에 GPU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던 기업들이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하니 엔비디아는 자연스럽게 슈퍼 '을'이 된 것이다.



5년 간 1900%이상 상승한 엔비디아 / 출처: 구글

주식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국가권력급이 확실하다. 마치 2020년의 테슬라를 보는 듯하다. 실제로 국내 서학개미들의 원 픽도 연초 테슬라에서 현재는 엔비디아로 옮겨갔다. 엔비디아의 광풍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으나, AI의 열기가 식지 않는 한 계속되지 않을까. 젠슨 황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AI의 발전으로 기술격차가 해소되었으니 컴퓨터공학 말고 생물학을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엔비디아의 다음 타자는 어디가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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