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대기업 취업까지.... 요가를 만나기 이전의 나는 자본주의가 만든 '성공의 단계'를 밟아온 사람이었다. 치열하게 공부해서 입학한 대학교에서도 치열함은 놓을 수 없었고, 그렇게 들어간 번쩍이는 대기업에서의 삶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 마음속에 쌓이는 공허함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마주보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꾸준한 운동도 대학생 때부터 일찍 시작했다. 아무튼 나는 뭐든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욕심쟁이'이자, 뒤쳐지는 것이 극도로 싫은 '불안쟁이'였다.
그렇게 29살,
요가를 처음 만났다.
요가를 하는 순간이 좋았다. 행복했다. 편안했다.
매트 위에서 나는 몸과 마음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당연하지만 이상한 경험을 계속 해나갔다. 그리고 그 상태가 주는 평온함과 안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주었다.
생각해보면 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각만 하느라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쉽게 피로해졌다. 일상 속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로스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가를 할 땐 몸과 마음이 같은 곳에 머물러야만 했다.
다치지 않기 위함도 있었지만, 매트위에서의 높은 순도의 집중력은 아사나(요가에서 동작 하나하나를 아사나, Asana라고 한다.)의 완성을 결정짓는 큰 요인이었다. 아사나를 완성하는 것이 요가의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아사나를 집중력때문에 놓치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인 '몸과 마음의 일치 상태'는 나에게 오히려 에너지를 주었고, 활력을 주었다. 요가를 끝내고 집에 가는 발걸음이 힘차고 가벼웠던 이유도 요가를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요가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요가강사'가 되었다.
요가는 '호흡이라는 실로 몸과 마음을 묶는 것'이다.
이 문장을 내 머리로 온전히 느끼고 이해하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사실 내 몸과 마음은 요가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알고 있었고, 그 둘의 일치상태를 지속하기 위해 요가인의 삶을 갈망, 갈구했다.
2024년,
[대기업 직장인, 요가강사가 되다] 시리즈를 지속 연재할 생각이다.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 직장인이 어떻게 요가강사가 되었는지, TTC와 요가원 선택 등 요가강사 준비와 지금 대한민국 요가강사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 또 과거의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날것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낼 생각이다.
그리고 첫 번째 주제로 [요가는 몸과 마음을 호흡이라는 실로 묶는 것이다.]로 결정한 이유는 강사로서 현실적인 부분을 고민할 때도 요가의 본질을 놓치지 말자는 스스로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