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pe Oct 29. 2024

이별

지나고 나니 나에게 꼭 필요했던 이별에 대해

'지나고 나니 나에게 꼭 필요했던 이별'이라니. 그럼 그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한다는 뜻일까.


내가 인식하지 못한 이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럼 그 이별은 잘 한 건지도. 왜냐하면 인식할 틈도 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왔으니 말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또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나로서는 '이별'이라는 단어에 오히려 솔직해지지 못하는 것 같다. 자랑할 만한 연애 경험이 없기도 하고.


삶은 케이크. 이별도 한 조각일뿐. 남은 케이크가 많으니 즐기자.


정말 친밀했지만, 서서히 멀어진 관계들도 생각난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지만. 내가 좀 더 잘했으면 나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생각하려고 한다. 그 외 경우의 수를 상황극으로 혼자 몰입하는 것은 정말 미련한 일이다. 이미 다 지난 일인걸.


앞으로 이별하고 싶은 것들도 떠오른다. 사람보다는, 나의 성향이나 습관 같은 것들. 올해 가을을 지나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은. 열심히 준비해도 결국은 예상치 못한 일들 가운데 묻혀 지나간다는 것이다. 앞으로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힘을 주지도 말자는 다짐을 스스로 해본다.


전 직장에서의 퇴사도 이별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익숙함에서 떠나는 것도 이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로 인한 상실보다는, 앞으로 얻을 능력들에 더 집중해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도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