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쉼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곤 한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 어떤 때 쉬고 있다고 느끼는지. 정작 나는 그 답을 찾지 못해서 더 물어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그렇게 조언을 구하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그 이야기들에 의지할 것만 같아 조심스럽기도 하다.
가장 최근에 느낀 쉼은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다. 어느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감성적인 장면과 텍스트가 어우러진 1분짜리 영상들을 봤다. 일단 시간이 짧아 피로도가 없었고, 아름다운 풍경들로 눈이 즐거웠다. 텍스트들도 공감 가면서도, 배우고 싶은 담백한 표현들이 많았다. 이렇게 간단하게 힐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콘텐츠 독자이기도 하지만, 제작자로서의 입장도 자꾸 생각한다... 어쩔 수 없나?)
무작정 생각 없이 걷는 것도 쉼이라고 여긴다. 마치 최근에 이야기했던 산책처럼. 그리고 내가 아끼는 편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어떤 활동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그저 같이 있기만 해도 편한 사람들과. 그런 교감이 가능한 것부터가 감동이면서 쉼을 위한 준비가 된 것 같다.
사실 요즘 물리적으로 시간은 많다. 정해진 루틴이 크지 않은 자유인의 시기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만큼 또 초조한 면도 있다. 이번주는 프리랜서로 일을 받아 나름 자율 출퇴근을 하며 지냈는데. 최근 보냈던 루틴에 감사한 맘이 들었다. 왜 사람은 이렇게 현재에 감사하지 못하는 걸까.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일, 뭔가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니 내심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나를 채워가는 활동, 시간이 있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일 테다. 주변 반응을 의식하거나 휘둘리지 않고. 무언가에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는 게 쉼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잘 알고, 그렇게 당당한 자신감을 갖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힘든 것, 하고 싶은 것 등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표현해놓고 싶다. 기준을 세우고 싶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말할 수 있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 적절하고도 건강한 쉼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