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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타시스 Mar 21. 2022

1.1.1 신경과학에 입각한 신경재활 발달치료의 필요성

1. 기초 개념 (Essential Concepts)


       1. 1 철학     


     1.1.1 신경과학에 입각한 신경재활 발달치료의 필요성   


신경재활 발달치료의 법률적 내용과 이해

신경재활 발달치료에 대한 행위에 대한 법률적 근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기준 I 행위-제7장 이학요법료 사 122 중추신경계 발달재활치료 항목이다. 이 조항은 “중추신경계 장애로 인한 발달지연 및 근육 마비와 경직의 치료를 목적으로 보이타 또는 보바스 요법 등의 교육과정을 120시간 이수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나 물리치료사가 1인의 환자를 1대 1로 중점적으로 30분 이상 실시한 경우”에 산정할 수 있다고 고시되어있다. 산정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 있어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이면, 셈하여 정한다라는 뜻으로 중추신경계 발달재활치료가 시행되는 기관 등에 따라 약간의 금액적 차이가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국민건강보험료에 대해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의료에 대한 법적 조항들은 시행하는 의사 또는 물리치료사 등 의료 분야 종사자의 전문성을 인정하여 정의 또는 규범이 미확정적으로 거친면이 있다. 완전히 행위를 고정하는 경우 법령이 구체적인 행위를 담기 위해서 길어지거나 행위의 폭을 좁혀 발전하는 의료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령은 그 시대의 의료, 정치, 경제, 법률 전문가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문장으로 우리는 그 문장의 의미를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숙지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사 122 조항에 의하면 행위의 시행 주체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물리치료사로 규정되어 있다.    


     치료 대상은 중추신경계 장애 환자이다.   


     환자의 증상은 발달지연, 근육 마비, 경직이다.   


     치료 행위는 치료사와 환자가 1대 1로 30분 이상 시행되어야 한다.   


     치료의 방법은 보이타 또는 보바스 요법 등으로 세부적인 치료 방법을 온전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120시간 이상의 추가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이 시행해야 한다.   

이 내용을 통해 우리는 학습해야 되는 중심 내용을 규정할 수 있다. 첫째, 재활의학과 전문의 또는 물리치료사는 정상 중추신경계를 이해하고 손상에 따른 환자의 장애를 학습해야 한다. 둘째, 증상으로 정상발달 단계에 대한 지연, 근육 마비, 경직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이 세 가지의 증상으로 기능의 평가를 통해 재활의 근본적인 목표인 환자를 사회복 복귀시키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치료 방법에 대해 우리나라는 보이타, 보바스 이외에 고유수용성 신경근 촉진법(Proprioceptive Neuromuscular Facilitation; PNF), 중추신경계 발달재활치료 (Neuro-Development Treatment; NDT), 통합 중추신경계 발달치료 (Integrated Neuromuscular Developmental Treatment; INDT)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학습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인정받는 교육만으로 치료 방법을 국한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중추신경계에 대한 이해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를 응용한 치료 방법 역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상기 교육과정들은 새로운 내용을 받아들이며 발전하고 있기에 상기 치료 방법들은 그 이름으로 정의되기에 부족함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령에서도 “해당 치료 방법 등”으로 미확정적이며 거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교재에서는 특정 교육과정에 국한하지 않고 중추신경계 신경과학에 입각한 신경재활 발달 치료를 정리하고자 한다. 이 내용은 앞으로 후학들에 의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열린 마음으로 수정되기를 희망한다. 



신경재활발달 치료의 모순

의학은 미신이 아니라 과학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미신은 근거가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이다. 반대로 과학은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의 분야이다. 현재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에 대한 의학적 설계의 구조는 환자 기록에 대한 문서화 과정을 이해하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SOAP노트 체계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물리치료사협회에서는 환자/고객 관리 모델을 통해 문서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SOAP노트의 구성은 주관적 정보 (Subjective information), 객관적 자료 (Objective data), 사정 (Assessment), 계획 (Plan)이다. 이 네 가지는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관적 정보를 토대로 객관적 자료의 수집 항목을 설계해야 한다. 객관적 자료 중 정상에서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 환자의 문제점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치료의 구체적인 계획을 설계한다. 보행 평가 없이 보행에 대한 문제점을 작성하면 과학적이지 않은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학에 속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알고 그것에 대해 근거를 가지고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가 흔히 겪게 되는 근력 약화에 대해 예를 들어보면 다음의 흐름도를 알 수 있다.                              


                              

주관적 정보: 환자는 왼쪽에 힘이 빠져서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객관적 자료: 근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도수 근력 검사(MMT)를 시행하여 팔꿈치 굽힘 근력이 3점으로 평가되었다.


사정:도수 근력 검사의 정상은 5점으로 3점으로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점으로 파악하였다. 그리고 환자의 치료 목표를 정상인 5점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계획: 팔꿈치 굽힘에 대한 근력강화를 계획하였다.



의료진이 환자를 헤아리고 판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과학적인 사고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계획부터 판단에 대해 되풀이하였을 때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근력강화의 치료 방법과 팔꿈치 굽힘이라는 치료 대상의 근거는 문제점 목록으로 팔꿈치 굽힘의 근력 약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력 약화의 평가는 도수 근력 검사를 통해 객관적 자료가 확보되었다. 도수 근력 검사를 시행한 이유는 환자가 왼쪽에 힘이 빠졌다는 주된 호소에 입각하여 시행되었다. 모두 논리적이며 근거를 가지고 있어 과학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정에는 문제점 목록과 함께 장∙단기 목표를 작성해야 한다. 해당 흐름도에서 목표는 팔꿈치 굽힘 근력이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었다. 해당 사고의 과정에서 목표에 대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 이 흐름도를 읽으며 너무나 익숙하여 이 오류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오류는 분명히 수정되어야 한다. 근거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은 어느 순간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치료에 대해 열정을 잃어버리고 비과학적 치료를 하게 된다. 


“내가 치료를 잘해서가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 나은 것이 아닐까?”

반대로 생각한다면 더 힘이 빠지게 된다.


“내가 치료를 잘하지 않았더라도 결국 환자는 이 정도 회복하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이 질문의 근본적인 원인이 목표 설정에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팔꿈치 굽힘 근력이 2주 뒤 3점에서 4점이 될 것이라는 근거가 있었다면, 실제로 환자가 4점에 도달하게 되면 의료진의 판단이 정확했다고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환자 역시 의료진이 예측한 시점에 목표만큼 도달하는 자신의 몸을 보며 의료진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다. 이후 환자의 회복은 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용되었던 근거는 사고의 과정에서 과학적 타당성의 점수를 높인다. 여기에 시사점이 있다. 사용한 근거는 맹목적 믿음이 아니다. 의학은 아직 발전 중인 학문으로 100%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인류는 가설을 통해 근거들을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번에 적용한 근거가 항상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가설 중심 접근법을 잊지 않아야 한다. 반대의 경우도 나쁜 것이 아니다. 근거를 가지고 목표를 설정하였는데 예측한 시점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근거를 수정해야 한다. 새롭게 밝혀진 과학적 사실을 학습하고 목표 설정의 오류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서를 보며 치료의 과정을 복귀해야 한다. 이번에 사용한 근거의 오류를 발견했다면 수정하면 된다. 교과서에서 평가의 시기에 대해 세 번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배웠다.                               


                              

초기 평가의 목적

              질병 정도, 잔존 능력 평가            

              치료 프로그램 설정            

              예측 회복 단계 설정            

              치료 구성원 사이의 정보 교류            


중가 평가의 목적

              도달된 회복 정도 파악            

              치료 프로그램 수정            

              예측 회복 단계 재설정            

              치료 구성원 사이의 정보 교류            


최종 평가

              치료 과정의 검토            

              치료 지속 유무와 퇴원 판단            

              자료 보존 및 환자 동향 파악            


흔히 초기 평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거의 모든 의료기관에서 시행하고 문서화한다. 하지만 중기 평가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중기 평가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가설 중심의 치료 행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치료 과정에서 끊임없이 가설을 수정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기 평가를 꼭 시행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문서화를 하지 않더라도 의료진은 항상 자신의 가설을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료진에게 가장 중요한 평가는 최종 평가이다. 환자는 치료의 중단과 퇴원이 결정된다면 그것으로 평가의 의미는 끝이 난다. 하지만 의료진은 치료 과정의 검토를 통해 자신의 논리와 근거의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성장할 것이다. 더 훌륭한 치료를 앞으로 시행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만약 치료과정에 대한 논리와 근거가 없었다면 좋은 결과는 운이 좋았던 것이고 나쁜 결과는 운이 나빴던 것이 된다. 이것은 의학이라 할 수 없다. 임상 실무에서 환자를 헤아리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목표는 무엇을 근거로 설정할 수 있는지 학습이 필요하다. 





신경재활발달치료에 사용 할 수 있는 근거

신경재활 발달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근원적인 근거는 해부학에서 출발한다. 의료를 학습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배웠던 교과목은 해부학이다. 그리고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어떻게 활동하는 것이 기능 해부학 또는 생리학이다. 생명 현상에 대해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 생리학의 사전적 정의이다. 그리고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 현상의 문제가 생기는 것에 대해 병리학을 통해 학습한다. 그리고 의료의 각 분야별로 치료법을 학습하여 각 분야의 전문의 또는 치료사로 인정받게 된다. 

신경재활 발달치료의 근거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중추신경계의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에 대한 학습을 선행한 다음 치료법에 대해 학습하는 것이 이해도가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은 당장 환자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저변 지식의 온전한 습득 없이 치료법을 갈구하게 된다. 그리고 기술자(technician)가 된다. 의료는 과학의 한 분야이고 의료진은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연구자와 과학자는 다르다. 앞서 언급한 신경재활 발달치료법들은 그 시대에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영향을 미쳤던 대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연구자이자 과학자였다. 그 시대에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해부학, 병리학, 병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론 및 방법을 창조한 것이다. 본 교재에서는 각각의 대가들이 사용했던 저변 지식에 대해 설명 후 치료법을 설명할 것이다. 그리고 현대의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의 발전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거 대가들 역시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지식을 활용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저변 지식은 수많은 연구자에 의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최고의 지식을 항상 최신 정보로 바꾸며 살 수는 없다. 다만, 의료진의 양심에 부합하는 정도로 스스로의 지식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를 위하는 선한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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