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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쌀밥한공기 Apr 26. 2021

매도의 기술

언제 팔면 좋을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처음 살 때 목표했던 수익이 나더라도,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왠지 호가가 번은 더 오를 것 같고 오늘 내가 팔면 로켓 타고 치솟을 것만 같다. 루 종일 호가창을 쳐다보며 고민해도 내일 다시 한번 보자며 매도 버튼에 손을 다.


반면 손실이 나면 견디기 어렵다. 생때같은 내 돈이 한여름 밖에 내놓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걸 보고 있으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제까지 아무렇지 않게 사 마시던 커피 한잔이 그렇게 아까울 수 없다. 다 팔고 잊어버리자, 나는 주식이랑 맞지 않는다. 그렇게 음을 내려놓고 매도 버튼을 누르고 나면 더 이상 힘들 필요 없다는 후련함마저 느낀다.


잔고에 현금이 가득 차 있다면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계속 주식을 사 모으는 게 가장 좋을지도 모다. 저 유명한 워런 버핏도 그랬잖은가, 10년 동안 보유할 생각이 없는 주식은 10분도 보유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건 돈 많은 그 어르신이나 가능한 얘기 아닐까. 나같이 평범한 회사원은 현금을 무한정 찍어내는 도깨비방망이라도 갖고 있지 않는 바에야 언제까지 매수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 차도 사고 싶고 예집도 사야 된다. 그때를 위해 오늘도 호가창을 들여다보는 뭐 자꾸 사기만 하래.


그래, 식을 사 모으는 일이 직업이 아닌 이상 언젠가는 주식을 팔아야 할 때가 온다. 수익이 난 종목도 잘 팔아야 정말 내 재산이 된다.


계속 들고 있고 싶어도 언젠가는 팔아야 할 때가 온다




좋은 종목을 사서 수익이 잘 나고 있어도 언제 팔아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오늘, 아니면 내일? 그것도 아니면 1년 뒤? 내 매도 시점을 어떻게 잡아야 성공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오늘도 들고 있는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인 분들께 저명한 투자자들이 말하는 매도 시점을 공유해볼까 한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이때 반드시 매도해야 하는 건 아니다. 매수부터 매도까지 그 결정은 온전히 투자자 자신의 몫이다. 매도 시점을 잡기 어렵다면, 이 때는 한 번 계좌를 열고 매도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다는, 그 정도로만 생각하면 좋겠다.


목표가에 도달했을 때


좋은 주식을 오래 들고 있는 게 가장 좋다. 이건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정말 좋은 주식은 가치가 꾸준히 늘어나 목표가를 정하지 않고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주식이다. 하지만 그런 주식을 싸게 사는 정말 어렵다. 


주식을 살 때는 목표가를 정해라. 그리고 주가가 목표가에 도달하면 매도를 고민해봐야 한다. 매수를 결정했을 때 왜 매수했는지를 돌이켜보고, 그때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 변수들이 지금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지금 가격에 매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면 그때는 그만 그 종목을 놓아줘도 된다. 더 들고 있으면서 오르면 좋겠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미리 팔지 못한 아쉬움만 쌓인다.


더 좋은 종목이 나타났을 때


아무리 뛰어난 사냥꾼이라도 장전된 총알이 하나뿐이라면 앞을 지나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다. 리의 투자금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 누구도 시장의 모든 주식을 가질 수는 없다.


금 보유한 종목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은 항상 변하는 법이다. 경영 환경이 변해서 내가 보유한 주식보다 더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이 있다면, 종목을 교체할지, 계속 보유할지 고민해야 한다.


환경이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때


시장은 추지 않는다. 각종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매수시점에 예상했던 기업의 사업환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긍정적일 거라 전망했던 시장 상황이 천재지변과 같은 사건 사고에 휘말려 완전히 다르게 변할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작년 초 코로나 19가 급격히 확산되며 팬데믹 우려가 퍼질 무렵,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며칠 사이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런 거대한 재난 앞에서는 모든 판단이 소용없다. 이럴 때는 목표가도, 더 좋은 종목도 없다. 시장이 다시 진정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릴 뿐.


얼마 전 수에즈 운하를 틀어막은 외국의 컨테이너선 덕분에 물류비용이 급증했다. 그 덕분에 실적 전망이 개선된 기업이 있고, 반대로 물류 때문에 계약이 파기되어 손해를 입은 기업들도 있다. 이런 변수들이 주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자는 회사를 둘러싼 환경을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된 환경이 내가 보유한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며 매도 시점을 조율해야 한다.


때로는 환경의 변화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변화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거라 여겨질 때는, 슬프지만 손절매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내 손으로 내 돈을 잘라내야 하는 그 아픔이란…




전남친, 전여친에게도 이만큼 질척거린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팔고 떠난 주식이 계속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 배가 아프다. 특히 손절한 주식이 거꾸로 올라오면 매도를 누른 손가락을 때려주고 싶어진다. 반대로 팔고 떠난 주식이 떨어지면 헤어지고 떠난 내 선택이 얼마나 잘한 건지 우쭐해진다. 사람 마음이 다 똑같다.


매수도 어렵지만 매도는 그보다 어렵다. 보유하는 기간 동안 꾸준히 관찰하고 고민해 판단한 결과가 시장의 방향과 잘 맞아 떨어 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오늘 밤에도 뉴스를 뒤적이며 내일은 이 종목을 사야 되나 팔아야 되나 하는 고민이 언젠가 매도를 선택하는 그 순간의 자신감이 되어 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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