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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쌀밥한공기 Mar 28. 2021

주식도 청약을 합니다

1. 공모주의 세계 -기본편

따상의 추억


2021년 3월 18일 오전 9시 10분. 탕비실에서 캡슐커피를 뽑아 자리에 앉자, 여기저기서 숙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이럴 줄 알았다.”, “너도 했어?”, “우와, 따상이다.”


따상?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슬며시 주식창을 열어보니 진한 빨간색 화살표가 눈에 확 들어왔다. 커피로도 쫓아내지 못했던 졸음이 확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바로 파는 대신 하루를 더 기다렸다가 둘째 날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팔았다. 치킨 스무 마리는 사 먹을 수 있는 돈을 이틀 만에 벌었다. 와 신난다!


며칠 동안 증권사들의 서버를 먹통으로 만들면서 많은 투자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그 주식. 이런 걸 미리 알고 사는 사람은 대체 뭐지? 대체 이런 주식은 어떻게 사는 걸까?




주식도 청약을 합니다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으면 분양계획을 발표한다. 어느 곳에, 몇 세대를 지을 예정이다. 모년 모월까지 완공할 예정인데, 완공되면 이렇게 예쁜 집이 나올 거다. 사고 싶은 사람들은 언제까지 건설사에게 얘기해달라.

이 공고를 본 사람들은 일정에 맞춰서 집을 사고 싶다고 신청을 한다.


우리가 알고 있고, 또 무수히 쓴맛을 본 아파트의 청약 과정이다. 


주식 청약도 다를 게 없다. 새로 짓는 아파트를 사고 싶으면 청약 홈에서, 새로 상장하는 주식을 사고 싶으면 주관 증권사에서 청약하면 된다. 아파트 청약에 청약 통장과 가점이 필요하다면 주식은 증권계좌와 청약증거금이 있어야 한다.


자, 주식 청약에 대해 이해가 되었다면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아파트는 건설사가 지어서 분양한다. 그럼 새 주식은 누가 팔까? 


기업공개. 우리 회사 주식 좀 사주세요!


쉬운 이해를 위해 지난 글(주식을 사면 주주가 됩니다)에 출연했던 카페 사장 길동이를 다시 불러보자.


길동이는 그동안 카페를 열심히 경영했다. 멋있는 이름도 지었다. 카페 율도.

사업은 승승장구를 거듭해 서울 안에 2호점, 3호점을 연속으로 내며 마침내 카페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장했다. 길동이는 이제 커다란 회사가 된 카페 율도를 전국 단위로 키우기로 결심했다.


사업을 전국 규모로 키우자니 필요한 자금이 너무 컸다. 은행에서 빌려보려고 했지만, 대출로 해결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결국 길동이는 동업자 우치와 의논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새 주식을 팔아 자금을 모으기로 하고 그 주식을 팔기 위해 한국거래소의 문을 두드렸다.


길동이가 새로운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을 불특정 다수에게 팔도록 거래소의 시세표에 올리는 행위가 바로 상장(Listing)이다.


길동이의 회사가 거래소에 상장되려면 거래소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중 하나가 주식분산, 즉 길동이와 우치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주식을 편히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길동이의 카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식을 팔려면, 건설사가 아파트 분양계획을 발표하고 모델하우스를 지어 설명을 하듯 회사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고, 청약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팔기 위해 발행한 새 주식의 청약을 받는 과정, 이게 바로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의 주식 공개모집, 공모다.


즉,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 청약이 이루어지고, 청약이 끝난 후 주식이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게 상장된다. 그리고 이렇게 분배된 공모주는 거래소의 규정에 따라 상장 후 첫 거래일에는 8:30~9:00까지 매수·매도 가격을 접수하는데 이때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최종 결정된 가격으로 9:00에 거래를 시작하며, 이 가격을 시가로 삼아 장중 ±30%의 가격제한폭을 적용받는다.


접수시간에 공모가의 200% 에 매매 가격을 접수받아 시작해서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바로 소위 말하는 따상이다.


기업공개 일정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아파트의 청약 과정을 알아야 일정에 맞춰 청약을 넣을 수 있듯, 회사의 기업공개기업공개와 상장일정을 알아야 주식 청약도 해볼 수 있다.


이런 일정은 각 회사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https://dart.fss.or.kr)에 공시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개별 회사의 일정을 일일이 찾아보기는 힘들다.


보통 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들을 알아두고, 틈틈이 들어가 보면 좋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 https://kind.krx.co.kr
38 커뮤니케이션 https://38.co.kr
아이피오스탁 https://ipostock.co.kr





매번 따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작년부터 올해까지 굵직한 회사들이 연일 IPO에 성공하며 공모주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명신산업, SK바이오사이언스 등등.


모두 상장 첫날부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공모주 투자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주식들이다. 

하지만, 모든 주식이 첫날부터 상한가로 직행할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이 배포한 2020년 IPO 시장분석자료를 보면, 작년 한 해 70개의 회사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히 하반기 증시가 반등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이 확인된다.


공모 열기가 확산됨에 따라, 청약을 해도 주식을 배정받지 못하는 투자자도 생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균등배분 제도가 도입되기도 했다.


또한 상장한 모든 주식이 수익을 얻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보다 아래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70개 회사 중 상장일에 공모 가격보다 아래에서 거래된 경우가 무려 14개로 비중으로 따져보면 20%나 된다.


이런 위험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는 내가 청약하려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신중히 살피고 청약하는 수밖에 없다.


다음에는 공모주 청약을 하기 전, 꼭 살펴봐야 하는 내용들을 짚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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