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데이터>에 대한 개인적 감상
MMCA 불온한 데이터 전시
모더니즘 사회에서 데이터로 개인을 모두 상징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다양성과 민주적 사회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인간이 완전하지 못하고, 또 모든 것이 데이터로 환원된다 하더라도 그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것은 불온전한 인간이다. 그렇기에 결국 데이터가 그 자체로 사람을 대변하고, 모든 이들을 포괄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인스타의 좋아요 수, 과시할 수 있는 옷의 스타일과 여벌, 내세울 수 있는 학력증명서과 그럴듯하게 포장한 스펙과 경력들, 또는 인간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와 맺은 관계가 아닌 사회적 권력의 악용과 부당한 관계로 맺은 인맥들.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불온한 데이터이지 않을까. 남는 것은 데이터와 인간 사이를 가로막는, 결코 가로지를 수 없는 허망함과 헛됨.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데이터 사회에서 계속해서 결핍을 감각하고 인간과 사랑과 애정을 갈망하고 욕망한다. 우리는 데이터로 표현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데이터로 계산될 수 없는 정서를 지닌 감각적 인간이다. 중요한 것은 숫자로 환원되는 돈이나 남 앞에 비춰지는 자신의 권력과 위상이 아니다. 더욱 소중한 것은 현재 내 주위의 정서적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 비록 그게 허상일지라도 내면을 돈독하게 채울 수 있는 감정, 순수함에 대한 갈망과. 또는 그러한 열정. 자신에 대한 확신과 이를 위한 단단한 신념, 이를 둘러싸는 환경. 이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