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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 Jul 25. 2022

포르투갈 신행은 옳을 수 밖에 없다

제목 폰트 궁서체 100%

포르투갈 Portugal

이토록 여운이 남는 여행지가 나에게 있었던가.


리스본의 낡고 좁은 골목길 틈으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트램길과 한가로이 쐬던 햇살을,

포르투 히베이라의 몽글몽글한 불빛들과 유쾌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아제냐스 두 마르의 광활한 파도소리를 배경으로 우리에게 오늘 요리할 생선을 친절하게 보여주던 포르투갈 청년의 미소를,

신트라의 광장 한 켠에서 와인과 함께 아름답게 노래하던 아빠와 소녀의 모습을


우리 부부는 기억한다. 2022년 5월의 포르투갈은 아름다웠고, 그 나라를 여행한 우리 또한 그 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포르투갈은 단순히 유럽의 한 나라로 표현하기에는 깊은 매력을 품고 있다.


첫째, 우선 포르투갈 사람들은 영어를 다들 어느 정도 할 줄 안다.

언어가 통한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에서의 경험은 무궁무진해질 수밖에 없다. 히베이라의 로컬 레스토랑 A GRADE에서 아버지를 도와 서빙을 하던 청년과의 이야기를 통해, 팁을 받으면 이것을 모든 직원들과 동등하게 나눠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모두 각자의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임을 말했던 그 청년, 포르투갈인들의 삶의 단면을 이해하고 그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물가가 정말 저렴하다.

여행에서 돈을 아끼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스위스나 영국처럼 물가가 비싼 여행지를 여행하다 보면 멈칫하게 되는 순간순간들이 있지 않던가. 포르투갈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채 어떤 시도를 해 봐도 경제적 리스크가 크지 않다.


셋째, 여행하기에 꽤 안전하다.

여행 전 소매치기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치안이 불안정할 것이라 지레짐작 걱정을 했다. 하지만 대도시의 낮과 밤은 그 자체로 꽤 안전한 편이다. 게다가 아프리카와 상당히 밀접하게 붙어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생각보다 다양한 인종들이 살아가는 나라이기에, 인종차별도 거의 없는 편에 속한다고 한다. 여행을 하며 이야기를 나눈 포르투갈인의 설명을 빌리자면, 그들은 대항해시대를 개척했을 정도로 다양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며, 그렇기에 '다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경계보다 환대를 하는 민족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완벽히 이러한 그의 설명에 동의한다.


넷째, 한국에서 정말 멀다.

비행기를 타고 한 번에 포르투갈을 갈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여행을 하면서 일종의 홀가분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고, 한국에서의 일상을 아예 머릿속에서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To do 리스트를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 주말이면, 관광지보다는 근교의 로컬마켓에 들러볼 것 (맥주 한잔하며 로컬이 되어보기)

 - 현지인들과 가능한 많이 이야기해볼 것 (펍, 음식점, 현지인 마을 등)

 - 애매한 거리를 애써 걷기보다는 우버, 볼트 서비스를 자주 이용할 것 (돈 얼마 안 한다)

 - 중소도시들도 여유 있게 하루 정도를 배정해 돌아다녀 볼 것 (신트라 기차역 주변이 참 좋았다)

 - 최대한 다양한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음식을 즐겨볼 것


포르투갈을 여행한 후 경제적 자유를 좇을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에 대해 포르투갈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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