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노 Jun 01. 2021

퇴사 후 생긴 목표, 나의 책을 출간하자

꾸벅꾸벅 졸면서도 여행일기 쓰길 잘했다


신문사 기자에서 브런치 작가로, 브런치 작가에서 출간 작가로 변모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브런치를 통해 책 출판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퇴사 후 세운 목표, 책을 출간하자

동유럽 여행 당시 사용한 일기장 두 권

2019년 9월, 신문사 기자 일을 그만둔 뒤 혼자 한 달 동안 동유럽 여행을 떠났다.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5개국을 여행하면서 내가 꾸준히 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일기 쓰기였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지치고 힘든 와중에도 밤에 숙소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그날 보고 느낀 것을 일기장에 적어냈다. 아무리 피곤해도 일기를 빼놓는 날이 없었다. 꾸벅꾸벅 졸아서 글씨가 삐뚤빼뚤해져도 어떻게든 기록을 남기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일이다. 


당시 일기를 쓰려고 그렇게나 애썼던 이유는 퇴직금을 뛰어넘는 비용과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여행을 토대로 무언가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고 싶어서였다. 궁극적인 목표는 책 출간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저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선 일기장의 내용들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 옮겨 적기로 결심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 안에서도 일기를 썼다

# 브런치 작가로 첫 걸음을 떼다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을 찾다가 브런치를 알게 됐다. 브런치는 자체 주문형 출판 서비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책 출간의 기회를 활짝 열어 놓아 작가의 등용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어느 정도의 검증 절차를 거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어 홍보나 광고글 대신 양질의 글이 넘쳐나는 공간이기도 했다. 나는 '이거다!' 싶어 브런치에 로그인을 하고 작가의 서랍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 3편을 작성한 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운 좋게 한 번에 승인을 받았다.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하나의 장이 열려 기쁘고 또 설렌다. 앞으로 좋은 글들로 브런치를 채워 나가야지. 책 출판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하니 행복하다. 꾸준히 써서 작가의 틀을 갖춰야겠다. 첫 걸음을 잘 떼서 기분이 좋다"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은 날 쓴 일기(20.08.06)

브런치 작가 승인 메시지

이후 틈날 때마다 동유럽 퇴사여행을 주제로 한 글을 브런치에 연재했다. 여행지에서 졸음, 귀찮음과 사투를 벌이며 썼던 일기는 글을 쓰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 편의 브런치 글을 발행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만 장의 사진 중에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고르고 보정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됐다. 마땅한 단어나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모니터에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마음이 답답해도 글 쓰는 일을 포기할 순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글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짜릿함, '발행' 버튼을 누를 때의 후련함,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어줬을 때 느끼는 내면의 충만함이 글쓰기의 고통을 한순간에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 출판사 투고에 나서다

브런치에 글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이 글들을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글이 제법 쌓였는데도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오지 않아서 이젠 내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 우선 인터넷에 '출판사 투고 방법'을 검색해 투고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봤다. 어디서든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샘플 원고와 출간기획서를 준비하라', '출간기획서가 중요하다'였다. 샘플 원고는 당연히 예상되는 준비물이었지만 출간기획서는 다소 생소했다. 정확히 어떤 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출판 유무를 판가름할 만큼 중요하다고 하니 공들여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출간기획서 작성과 투고 메일에 관한 내용은 다음 편에 다루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