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컬트 영화
파묘 중반까지는 긴장감으로 가득한 최고의 오컬트 영화로 대단한 몰입감을 줬다. 그러나 섬나라 험한 것이 등장하면서 후반부는 판타지로 바뀐고 빌드 업을 위해 중반 이후 휘몰아치던 기괴한 사건으로 인한 긴장감은 많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아주 못 볼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호불호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공포는 초심자라 하더라도 충분히 눈 감지 않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묫자리를 잘못 써서 후손들에게 일어나는 괴이한 일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으로 초반을 장식한다. 화림과 봉길이 미국에서 큰 건수를 물어왔다. 파묘 후 이장하기 위해 풍수사 김상덕과 장의사 고영근이 필요했다. 이미 좁은 땅에 명당자리는 없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상위 1%는 명당자리에 목숨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상덕은 딸 결혼식으로 목돈이 필요했기에 제안을 수락한다. 그러나 무덤가에 여우가 등장하면서 불길한 기운이 잠식했고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곳으로 후환이 두려워 일을 그만두려 하지만, 설득 끝에 파묘에 합류한다.
처음 일어난 일은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자세한 내막을 말하지 않으면서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속신앙과 묫자리와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무당 역도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초반을 지나 중반에 이르게 되면서 일제 강점기 시대 쇠 말뚝과 관련된 사건으로 급하게 사건이 전환되면서 흥미로운 설정이나 이야기는 사라진다. 일본 영화 온다를 보는듯한 느낌도 들었고 한국의 오컬트에 관한 내용이 아닌 일본 무당 음양사와 관련된 내용은 글쎄요엿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연기는 다 좋았고 역시 명품 배우가 선보이는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배우들이 각각의 역할을 제대로 연기한 반면 섬나라 험한 것 등장 이후 흥미롭던 이야기는 길을 잃고 헤매다가 수렁에 빠져 건질 수 없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후반부 역시 좋다고 생각하고 몰입감 있게 보신 분들이 많아 이 부분은 생각이 다르기에 호불호가 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했다.
사바하보다 검은 사제들에 가까운 오컬트 버디 무비로 보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을 부각하면서 우리 역사의 아픔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