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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May 19. 2023

동양백반 '닭볶음탕'

감칠맛 나는 맛있는 닭볶음탕 먹기

소소한 즐거움에 빠진 우리 부부에게는 몇 년 전부터 즐거운 나들이가 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내로 나가서 낭만을 걷는다.

    

서점에서 책도 보고 대형문구센터에서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고른다. 사람들이 붐비는 가게에 시간을 잘 맞춰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도심을 누빈다. 예쁘게 전시된 눈이 가는 옷가게에 들러 형형색색 계절에 맞는 옷들을 둘러보고 구입도 한다. 새 옷을 사고 아이스커피를 손에 든 아내는 행복해 보인다. 그녀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이번주 시내는 문화페스티벌이 진행되어 사람들도 훨씬 붐비고 시끌벅쩍하다. 활기가 넘치고 미소가 가득하다. 날씨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모든 것들이 완벽하다. 몸을 움직였다고 배꼽시계가 연신 울려댄다.

 

오늘 점심은 우리가 자주 들리는 닭볶음탕집이다. ‘동양백반’이라는 곳인데, 돼지 두루치기 등도 함께 판매하는 맛집이다. 맛이 좋아서 이쪽에 오게 되면 눈빛을 교환하며 자연스레 이곳으로 장소를 결정하게 된다.

동양백반 외관

     

모던하고 심플한 외관 분위기처럼 실내 분위기도 깔끔하다. 관리가 잘되어있다는 느낌이다. 들어가면서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어린 친구들이 참 예쁘게 써빙한다. 어떤 형태의 가게를 가던 우린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친절한 곳에 가면 물건도 더 사게 되고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가.

동양백반 내부

오늘도 어김없이 닭볶음탕이다. 우리는 오래된 사람들이라 닭볶음탕이라고 하며 메뉴를 선택한다. 닭볶음탕은 중간정도의 맵기를 지니고 있다. 막내와 왔을 때는 좀 매운지 물을 들이켠다. 매운 음식을 선호하지도 않고 잘 먹지도 못하는 나지만 이 집 음식은 크게 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냥 맛있다.  

    

함께 나오는 음식들이 정갈하다. 메인메뉴를 덜어 함께 비벼먹은 김가루가 뿌려진 고소한 밥과 버섯, 마늘종, 견과류 볶음, 장아찌가 깔끔하게 한상을 채운다. 곁들임 음식으로 이미 이 집스타일을 눈치챌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맛을 추구한다.      

밑반찬


이어서 주문한 닭볶음탕이 나오면 밝은 미소와 함께 식사가 시작된다. 미리 조리된 음식을 조금 더 데워 당면과 팽이버섯을 익히고 음식을 김가루밥에 덜어 참기름을 살짝 치고 비벼먹는다. 조미료가 덜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고춧가루와 마늘의 오롯한 향이 느껴진다. 감자와 당근, 양파 등의 채소 내음도 역시나 음식의 성격을 보여준다. 벌건 음식이 신선하고 풍미가 좋다.

닭볶음탕

차를 가져오지 않아 이곳의 특별주류 십장생주를 한잔하고 싶었지만 참는다. 너무 대낮이라 기분이 한없이 좋아질까 봐 참는다. 십장생주는 맥주인데 수제라 그런지 향이 참 그럴싸하다. 다음을 기약하며 질서 정연하게 놓여있는 모습만 눈으로 훔쳐댄다.

전에 먹었던 십장생주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내와 손잡고 다니는 이 순간이 좋다. 차 없이도 이렇게 편할 수 있구나. 시야가 확 트이고 안 보이던 것들이 눈에 담긴다. 계속 걸어 다니니 기분도 몸도 신난다.       


따뜻하고 맑은 봄날 우린 또 이렇게 호사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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