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_ 영혼의 온도 _ 프롤로그

by 성요셉



프롤로그



로봇은 두 가지 형태로 나뉠 수 있다. 인간 형상 로봇과 그렇지 않은 로봇이다.


트랜스휴먼은 인간의 기억을 이식한 인간 형상 로봇이다. 가입자가 죽으면 생전에 저장한 모습과 기억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른바 영생하는 인간이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보험 상품이었다.


모든 사람이 트랜스휴먼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트랜스휴먼이 되기 위해서는 책임 관리자가 있어야 했고, 가입자와 함께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승인을 받아야 했다. 트랜스휴먼이 되었을 때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가에 대한 적합성 테스트였다. 관리자는 가입자에 대한 법적 책임자였으며 관리자의 선택에 따라 트랜스휴먼은 양도 또는 폐기될 수 있었다. 그러니 관리자와의 유대관계가 매우 중요했다.


아이씨뱅크 체험룸은 온통 하얀색 인테리어로 진공관처럼 고요했다. 벌집처럼 육각 모서리에 창문이 없었고 중앙에는 두 대의 시뮬레이션 기구가 놓여 있었다. 기구는 안마의자처럼 생겼는데 그보다는 훨씬 단조로웠다. 햅틱 슈트를 착용한 유건과 아내 다미가 긴장한 표정으로 시뮬레이션 기구에 누워있었다.


삼십 대 중반의 이들은 결혼 5년 차 부부다. 화가인 유건은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었으나 밤낮으로 마신 술에 배는 볼록 나왔고 반대로 볼 살은 쏙 들어갔다. 쌍꺼풀 없이 가로로 긴 눈은 날카로웠고 하얀 피부는 창백하여 푸른 핏줄이 불거졌다. 아내인 다미는 긴 생머리를 낮게 묶었고 키가 작고 말랐으나 햇빛에 태닝 한 듯 건강한 피부와 약간의 잡티가 매력적이었다.


두 사람 앞으로 하얀 제복을 입은 여직원이 다가와 기구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두 사람의 몸이 기구에 꽉 조이고 머리 위로 홀로그램 캡슐이 씌었다.


“기분은 어떠세요?”

“조금 긴장되는 것 외에 괜찮습니다.”


유건과 같은 마음인 듯 다미는 미소로만 답했다.


“트랜스휴먼은, 인간의 뇌를 휴먼로봇에 다운로드한 진화된 인간입니다. 이 시뮬레이션은 트랜스휴먼 적합성과 적응력을 테스트합니다. 두 분의 무의식으로 만들어지는 가상현실은 깨어남과 동시에 삭제되니 어떤 상황을 겪게 되더라도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신청자이신 노유건 씨? 관리자이신 이다미 씨 준비되셨나요?”


유건과 다미가 고개를 끄덕이면, 헤드 양옆에서 나온 스틱이 관자놀이에 닿았다.


“그럼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두 사람이 마취된 듯 눈을 지그시 감으면 빛 속으로 빨려가듯 시야가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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