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llkas way Dec 01. 2019

당신은 열정적인  주재원을 잃으실
뻔하셨습니다.

법인장님과 열정적으로 소통하다.

모법인에서 주재원을 할 때의 일이다.


그 해 로컬화가 크게 약화되어 하루아침에 45%가 절하가 되었다.

긴급하게 법인장님과 관리담당, 주재원들과의 회의가 소집됐다.

판가 인상을 어느 선에서 몇 단계에 걸쳐 추진해 가는 것이 좋겠냐는 방향을 정하는 회의였다.


그런데 법인장님과 주재원의 생각이 조금 달랐다.

환 절하가 뭔지도 모르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제대로 파악되지도 않았는데 

회사의 손익관리를 위한 중요한 회의였다.

법인장의 의견은 당월에 그대로 45% 판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제안을 하셨다.

나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45%를 전부 인상하게 되면 거래선이 가져가는 물동이 급격히 

빠지기 때문에 시나리오별로 매출과 손익 영향도를 Simulation 해서 단계별로 판가 인상하는 

안을 정리해서 법인장님께 보고를 드렸다. 첫 달에 판가를 20%만 올려도 물동이 받쳐주기 때문에 손익을 

흑자로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에 당월에 45%를 모두 올리게 되면 거래선이 구매를 절반으로 줄이기 때문에 

손익이 적자로 예상이 되었다.


몇 번이고 설명을 드리고 제안을 드려도 법인장님은 반대하셨다.

한 번에 전부 올리고 가라고 하셔서 조율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주에 협의를 못하고 다음 주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나는 그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마트에 가서 술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도 않지만 그날은 그냥 넘어가기 힘들었다.

평상시 야근이 많았는데 정시 퇴근해서 일찍 들어왔다.

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내는 모임이 있어서 아들, 딸과 외출한 상태였다.

저녁 늦게 되어도 안 오길래 전화를 걸었다. 술도 좀 마시고 취한 상태라 아내에게 푸념을 바가지로 쏟아내었다.

아내도 내 전화를 받느라 신경 쓰이고 힘들었을 것이다. 얼마 후에 가족이 집에 왔다.

아들, 딸은 아빠가 술을 마시고 있으니 당황했을 것이다. 이렇게 그 날은 지나갔다.


문제는 일요일에 일어났다.

원래 법인장님과 같은 교회인데 그 날은 교회를 가지 않은 것이다.

야외공원에 가서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법인장님께 문자가 왔다.

'교회도 안 오니 맘이 편하지 않군'

나는 문자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1시간 뒤에 2번째 문자가 왔다.

서로 오해가 있으면 이야기를 해서 풀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 문자는 딱 보니 법인장님도 한 발 양보하셔서 내가 답신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답신을 보냈다.

'너그럽게 제 의견을 받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매출과 손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바로 법인장님 집무실로 찾아갔다.

'그게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나?'그래서 내가 농담을 섞어 말씀드렸다.

'법인장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주재원을 잃으실 뻔하셨습니다.' 했더니 

법인장님은 어이가 없으셨는지 그냥 웃으셨다.


나중에 마감을 하고 결산을 해보니 내 예상대로 매출도 올라가고 손익도 예상보다 더 좋게 나왔다.

내가 기획한 대로 성과가 나오니 흐뭇했다.

영업은 자기 주관과 소신으로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실행해 나갈 때 좋은 성과로 연결된다.


그때 법인장님은 지금은 은퇴를 하셨고 서로 연락을 하면서 둘도 없이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서로 소통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조금씩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할 때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