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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한 Mar 12. 2023

이혼 가정에서 자란 28살 청년의 삶 2

한 부모만 있는 게 흠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악명 높은 체육교사가 있었다. 그는 소위말하는 일진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고 무척 친하게 지냈다.

그들과 호탕하게 웃으며 친한척하기를 좋아했다. 어느  내가 사는 지역에서 정말 유명했던 남자 A 우리 학교로 전학 온다는 소문이 들렸다. A 이미 알던 사이의 일진무리는 자기 친구가 온다며 으스댔다. A 싸움으로 유명세를 탔던 모양이다.

당연히 그가 전학 온 뒤 체육교사는 A와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우리 반 체육시간에 교실에서 이론수업을 할 때였다.

그 교사는 수업시간에 뜬금없이 다른 반인 A의 가정사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나는 왜 엄마가 아빠 없는 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체육교사는 엄마와 아빠가 이혼 후 할머니에게 맡겨져 사는 A의 이야기를 자신의 의견까지 더해가며 우리에게 설명했다.

그 교사의 표정과 말투에서 A를 업신여겨가며 자신이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신나게 떠들어댔다.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스러웠다. 그렇게 난 나의 부모가 이혼한 사실을 절대 남에게 알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단념했다.


SNS에서 그런 글을 본 적 있다.

부모를 잃은 전 대통령을 고아라서 그렇다며 비방하는 댓글이 있다면 그 댓글이 쏜 화살은 해당 대통령이 아니라 실제 고아인 어느 평범한 사람이 맞을 것이라는 글이었다.


누군가를 욕할  쉽게 뱉는 말들이 실제로 그런 환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하지 못한다. 본인에게는  무게가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육자가 ,     명이거나 혹은   없는 사람에겐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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