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만 있는 게 흠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악명 높은 체육교사가 있었다. 그는 소위말하는 일진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고 무척 친하게 지냈다.
그들과 호탕하게 웃으며 친한척하기를 좋아했다. 어느 날 내가 사는 지역에서 정말 유명했던 남자 A가 우리 학교로 전학 온다는 소문이 들렸다. A와 이미 알던 사이의 일진무리는 자기 친구가 온다며 으스댔다. A는 싸움으로 유명세를 탔던 모양이다.
당연히 그가 전학 온 뒤 체육교사는 A와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우리 반 체육시간에 교실에서 이론수업을 할 때였다.
그 교사는 수업시간에 뜬금없이 다른 반인 A의 가정사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나는 왜 엄마가 아빠 없는 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체육교사는 엄마와 아빠가 이혼 후 할머니에게 맡겨져 사는 A의 이야기를 자신의 의견까지 더해가며 우리에게 설명했다.
그 교사의 표정과 말투에서 A를 업신여겨가며 자신이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신나게 떠들어댔다.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스러웠다. 그렇게 난 나의 부모가 이혼한 사실을 절대 남에게 알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단념했다.
SNS에서 그런 글을 본 적 있다.
부모를 잃은 전 대통령을 고아라서 그렇다며 비방하는 댓글이 있다면 그 댓글이 쏜 화살은 해당 대통령이 아니라 실제 고아인 어느 평범한 사람이 맞을 것이라는 글이었다.
누군가를 욕할 때 쉽게 뱉는 말들이 실제로 그런 환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생각하지 못한다. 본인에게는 그 무게가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육자가 부, 모 둘 중 한 명이거나 혹은 둘 다 없는 사람에겐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 꽤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