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는 되기 싫다
추워서 달려가 쬐면 사르르 녹다가도
성에 안 차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화들짝 놀라는 몸짓
화르르 태워먹은 폴리는 또 몇 벌인지
그러다 한발 물러서면 다시 싸한 공기
그러게,
가까운 듯 멀리
먼 듯 가까이
적당하지 그랬어
네게 닿는 길이 꼭 그래
어려워
마음 가는 거리가 아냐
지나침과 모자람에 대하여
난로가 되고 싶다
내 온기는 준비가 돼 있어
봐, 활활 타오르는 붉음을
대신 한 발만 떨어져 줘
내 열기가 널 그을려 버릴지 몰라
벌벌 떠는 공기에 지지 말아줘
거기,
그렇게 서 봐
볼이 벌게지지 않을 만큼이면 돼
그만큼이면 되겠지?
내게 오는 길은 그래
쉬워
그만큼의 거리라면
우리의 타협이 아름다울 거야
하아...
각자의 심오에 갇힌 우리
어울림을 갈망하나
서로의 섬에 닻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중
너와 나는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