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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한삐삐 Dec 18. 2023

스토브리그

난로 되기 싫

추워서 달려가 쬐면 사르르 녹다가도

성에 안 차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화들짝 놀라는 몸짓

화르르 태워먹은 폴리는 또 몇 벌인지

그러다 한발 물러서면 다시 싸한 공기


그러게,

가까운 듯 멀리

먼 듯 가까이

적당하지 그랬어


네게 닿는 길이 꼭 그래

어려워

마음 가는 거리아냐

지나침과 모자람에 대하여


난로가 되고 싶

내 온기는 준비가 돼 있어

봐, 활활 타오르는 붉음을

대신 한 발떨어져 줘

열기가 널 그을려 버릴지 몰라

벌벌 떠는 공기에 지말아


거기,

그렇게 서 봐

볼이 벌게지지 않을 만큼이면 돼

그만큼이면 되겠지?


내게 오는 길은 그래

쉬워

그만큼의 거리라

우리의 타협이 아름다울 거야


하아...


각자의 심오에 갇힌 우리

어울림을 갈망하나

서로의 섬에 닻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중

와 나는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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