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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한삐삐 Mar 05. 2024

굿모닝

긴 휴가였다


거기에 정지해 있는 내 책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떼지 못할 것 같았지만

알람보다 먼저 잠이 깨 잰걸음으로 아침 공기를 가른지

벌써 이틀이 되었다

내 몸은 시간과 공간의 관성을 다행히 거스르지 않았다

어쩜 달력 중반 언저리쯤이 원동력일지도

월급날이 돌아온다는 사실 말이야


긴 일상일 것이다


다시 지루해지고 

희망은 수명을 다해가리

그러니 별다른 기대는 거두어주오

허나,

잔액에 0이 몇 개인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고 

때때로 설렘이 아지랑이 되어 피어오르는

반복의 영롱함이여


출근의 무표정 

일, 점심, 

기어이 대낮을 보내주고

물 되어 흐르는 째깍임을 기꺼이 용인해 준다

마침내 퇴근

홀리데이에 홀리다가도

손잡고 찬찬히 날 데려다주는 건 데일리 라이프

그래, 지금은 필연이야


나태는 나를 자유케 했다

그 유연은 소생이었다

이제 잠잠에서 유유히 나와 

당연히 시작하는 오늘로 향할 때

낯선 아침이여 안녕

내일도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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