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가였다
거기에 정지해 있는 내 책상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떼지 못할 것 같았지만
알람보다 먼저 잠이 깨 잰걸음으로 아침 공기를 가른지
벌써 이틀이 되었다
내 몸은 시간과 공간의 관성을 다행히 거스르지 않았다
어쩜 달력 중반 언저리쯤이 원동력일지도
월급날이 돌아온다는 사실 말이야
긴 일상일 것이다
다시 지루해지고
희망은 수명을 다해가리
그러니 별다른 기대는 거두어주오
허나,
잔액에 0이 몇 개인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고
때때로 설렘이 아지랑이 되어 피어오르는
반복의 영롱함이여
출근의 무표정
일, 점심, 일
기어이 대낮을 보내주고
물 되어 흐르는 째깍임을 기꺼이 용인해 준다
마침내 퇴근
홀리데이에 홀리다가도
손잡고 찬찬히 날 데려다주는 건 데일리 라이프
그래, 지금은 필연이야
나태는 나를 자유케 했다
그 유연은 소생이었다
이제 잠잠에서 유유히 나와
늘 당연히 시작하는 오늘로 향할 때
낯선 아침이여 안녕
내일도 굿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