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방이 Apr 12. 2024

그리고 개화

벚꽃나무의 꽃봉오리 그리고 활짝


  2024년 4월 12일, 벌써 벚꽃이 우리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짧았던 일주일 그동안에 우릴 향해 활짝 웃던 벚꽃나무가 푸릇함이 섞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봄에는 벚꽃나무들을 두눈에 가득 담았던 해다. 꽃이 이리도 어여쁜데 홀로 걷는다고 외롭지 않더라. 예전에는 벚꽃나무가 하얗게 피었을 때가 아름다웠는데, 올해는 피기 직전에 내게 영감을 주었다. 


  벚꽃은 피기 직전에 아주 진한 분홍빛이다. 하얗게 꽃 피우기 위해 가장 진하게 노력하는 듯. 우리는 벚꽃이 것이라는 짐작하고 꽃놀이 함께 사람에게 약속을 잡아본다. 그렇게 하루 하루 지나다 우리도 눈치채지 못한 어느 갑자기 벚꽃나무들은 자기네들끼리도 약속듯 하이얗게 우리의 길목을 밝혀준다! 우리는 그들이 활짝 피우리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느 시점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인간이라는 존재도 그러한 같다. 사람이 어느 시기에 활짝 개화할 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의 삶을 쳐다보고 있을 때 그대가 피우리라는 것을 짐작할 있는 이가 있다. 어른이 아이들의 미소를 쳐다볼 때, 선생님이 아끼는 제자를 쳐다볼 때, 팬이 응원하는 아티스트를 쳐다볼 때, 내가 문득 만난 그대의 따스한 성품을 쳐다볼 때. 그래서 나는 개화도 좋지만, 올해는 개화의 직전이 더 좋구나. 피어나기 직전의 진한 감정을 말이다.


  봄이구나. 봄꽃들이 나의 온몸을 설레이게 하구나. 내 작은 입술을 미소짓게 하고, 나의 손에게 셔터를 누르게 하고, 나의 두눈을 그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나의 발걸음이 자꾸만 당신께 향하게 하며 나의 마음에 따스한 감정을 품게 하구나. 나는 여름으로 변할 줄 알면서도, 가을과 겨울로 변할 줄 알면서도 봄을 영원처럼 사랑하려 들구나. 여름, 가을, 겨울을 봄처럼 이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그럴 수 있을까.



From. 윤방이



작가의 이전글 울지 않으려고 헤어졌는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