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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하숙생 Apr 03. 2023

Energy Vampire

진상동료를 대처하는 방법 

Dimpie는 뉴욕의 제법 큰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RN)이다. 갓 서른이 넘었지만 대학원에 진학해서 커리어도 넓히고 조금 수다스럽지만 병원 안에서도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면 전문간호사(NP)로 전직할수 있고 더 많은 보수와 더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하게 된다. 그녀의 이런 장미빛 인생에 최근 어둠이 드리웠다. 여러가지 신경쓸 일이 많은 탓인지 주위가 산만하여 근무중에 실수가 잦고 그 나이대 사람들이 다들 그렇듯이 근무시간에도 SNS를 놓치 않아서 업무 집중력도 떨어지는 등 직장에서의 위치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본인의 업무를 남에게 미루거나 실수를 동료의 탓으로 돌리는 나쁜 버릇에 급기야 동료들이 그녀의 업무능력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평판도 나빠지면서 그녀는 지금 전문간호사로의 전직마저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직장을 옮기면 직장동료와 상급매니저들에게 Job Reference를 받아야 하는데 누가 내키지도 않는 좋은 소리를 써주겠는가. 2020년 3월 즈음 엄청난 사망자가 나오던 코비드 초기에 그녀가 자신의 생일파티를 강행한다는 소리를 듣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나는 그녀가 가깝게 지내기엔 위험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저질환이 있는 그녀의 아버지가 코비드로 인해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고 거의 2개월이 지나서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코비드가 집안의 거의 모든 사람들을 괴롭혀 한동안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나니 더 철저히 거리를 둘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집으로부터의 독립, 남자친구, 취업 등 다양한 소재로 듣는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는 그녀는 딱 봐도 흔히들 말하는 진상이자 Energy Vampire였다. 

Energy Vampire (출처 CNN)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일수만은 없지만 소위 말하는 '진상'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든다. 어쩌다 들른 레스토랑, 백화점, 수퍼마켓 등 공공장소에서 그들은 예고없이 나타나서 불특정다수에게 크고 작은 물리적, 정신적 상처를 주고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그 자리를 떠나버린다. 그래도 이런 경우는 자주 만나는 경우가 아니니까 그나마 양반인게 이런 사람이 내 직장에, 또는 내 이웃에 있다고 생각하면 진저리가 날것 같고 이직을 하거나 이사를 가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정작 본인은 자신이 타인에게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모른채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하고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만나고 나면 에너지가 빨려나간듯 사람을 녹초로 만들어버리는 사람을 언젠가부터 Energy Vampire라고 부르던데 꽤 예전부터 유행했던 이 단어가 잊혀지지 않고 가끔씩 떠오르는건 주변 곳곳에서 이런 사람들을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아예 안만나면 좋겠지만 직장동료까지 체크하고 입사할순 없으니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 정도는 익혀두면 나쁘지 않을것 같다. 마침 How to spot (and deal with) and energy vampire 라는 NBC기사를 보고 적절한 대처법을 찾아보자. 


-가능하다면 당신의 생활속에서 그들을 지워버려라(Cut them out of your life, if you can)

-경계를 확실히 그어두자(Set boundaries)

-기대치를 낮출것(Lower expectations)

-최대한 지친 기색을 보여라(Be too tired for them)

-관심 주지말것('Grey rock' them)

-고민상담과 배설은 분간하자(Know the difference between"venting" and "dumping")

-과민반응하지 말것(Do NOT overreact)

-현실을 자각하는 방법을 찾아라(Make sure you have a way to reality check)

-거절은 완곡하고 나이스하게(Say"No" nicely)


친구나 지인관계라면 비교적 쉽겠으나 직장에 있다보면 서로 친분이 생기거나 상하관계 속에서 Energy Vampire를 적절하게 방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한국에서 일할 때 10여년 동안 함께 일했던 분도 처음엔 괜찮았는데 야속한 세월이 Energy Vampire로 만들어 버린 후로는-아마 꼰대가 되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있다. 나와는 4살의 나이차이였지만 대학때부터 나름 연배가 많은 선배들과 쉽게 친해졌던터라 그 분과도 금방 가까워졌고 같은 부서에서 사수와 부사수로 합을 맞추면서 영업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직급이 올라가면서 서서히 진화를 거듭하더니 결국 돌아올수 없는 길로 들어섰다. 평소에는 분별력이 있고 배려가 있는 사람인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겐 태도가 돌변하곤 했는데 부하직원들에게 필터링되지 않은 말과 인격적인 무시, 그리고 여직원들에게는 업무와 무관한 불필요한 지적과 꼰대같은 소리를 늘어 놓으며 점점 역변하는 모습을 퇴사하기 전까지 지켜봐야 하는 내 마음도 편치 않았다. 지금은 작은 사업체를 꾸려가는 오너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누군가와 화합하기 보다는 자신의 성향을 관철시키고 따라오기를 은근하게 강요하는 그 분의 성격을 보면 차라리 혼자서 또는 소수인원으로 운영하는게 더 효율적이고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사람과 차 한잔, 커피 한 잔 하면서 나는 Energy Vampire가 아닌가 스스로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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