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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y 13. 2024

돌담과 나무 그리고 좋은 사람

5월의 풍경



좋은 사람이란 돌담길 같은 사람이 아닐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며 우직하게 서있는 돌담. 나무가 드리워진 모습이 멋스러웠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저 찍어주세요~"하고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본다. 좋아하는 분들이고 더구나 사진을 잘 찍으시기에 쑥스럽지만 넙죽 부탁을 해본다.


누구에게 "이거 해주세요~"를 잘 못한다. 어릴 적에도 부모님께 "이거 해주세요 이거 갖고 싶어요"를 잘 안 하는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누구에게 뭘 해달라고 하는 게 익숙하질 않다. 내가 해주는 편이 맘이 편하달까.


그럼에도 가끔 이거 저거 해달라 한다면, 상대방이 정말 편한 사람이란 거다. 내가 믿는 사람이란 거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신뢰'이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시간을 입은 채 든든하고 멋스러운 돌담 같은 사람도. 삶의 힘든 순간마다 문득 생각이 나는 사람, 때로 가만히 기대고 싶은 사람, 또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말이다. 나도 그런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인가 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좋은 분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 살아온 이야기와 삶의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참 좋다. 감사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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