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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환 Nov 07. 2023

학생 때가 제일 좋다는 말

글쎄, 나는 직장인이 더 좋다.


학창 시절, 주변 어른들이 '지금처럼 지금 공부할 때가 제일 좋은 거야'라며 으름장을 놓았던 기억이 종종 있다.

그런데 막상 커보니, 그리고 직장 생활을 해보니 나는 지금이 훨씬 더 좋더란다.


어른이 되면, 그리고 일을 시작하면


그저 정해진 커리큘럼 대로 또는 그저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진정 원하고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부로 쌓은 지식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대학생 때,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면 그 지식들은 휘발 돼버리고 마는 그 루틴이 너무 의미 없게 느껴졌다. (물론 일부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한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이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짐을 피부로 느낀다. 처음에는 어려웠던 내용도 익숙해질 만큼 들여다봤더니 이제는 그 내용으로 강의를 하고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렇게 공부를 통해 나를 성장시키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니, 이거야말로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일을 시작하고서는 내가 번 돈을 나의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용돈이나 장학금을 받아서 제약 속에서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사치가 아닌 범위 내에서 먹고 싶은 것 그리고 사고 싶은 것을 위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다. 학창 시절,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과 친구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자고 할 때 친구들을 뒤로하고 늘 저렴한 학식을 이용했었는데 학식은 어찌나 소화가 잘 되는지 돌아서면 배가 고팠던 것 같다. 이제 혼자 쓰기에는 적당한 돈을 버는 나는 주말에 갈 맛집을 찾으며 설레한다. 한 주간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 나에게 주는 보상, 나에겐 어찌나 힐링인지 모른다.


‘학생 때는 상사 눈칫밥, 고객사 눈칫밥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주위의 모든 사람과 맞을 수 없는 것이니 이건 누구나 갖는 건강한 스트레스가 아닐까 한다.  나는 감사하게도 좋은 상사와 동료들과 일해와서인지 인간관계에서 큰 스트레스가 없고, 그럴 때일수록 내가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아닌지 스스로 계속 돌아보려고 한다.


어릴 땐 어른이 되는 게 두려웠는데, 크고 보니 글쎄.

나는 지금, 어른의 삶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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