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힌 감정들이 한꺼번에 올라올 땐 심장이 요동친다. 신경을 자극하는 약이 내 몸속을 타고 돌고 있는 상상도 한다. 지나친 흥분 상태는 손에 땀을 만들고, 그런 손으로는 핸드폰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요새의 내 주변은 휴지 뭉치들로 가득하다.
처음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그 촉이 맞지 않을 수도 있기에 10개월을 참아왔고, 역시나 첫 느낌이 맞았다는 확신에 그동안 눌러왔던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중이다. 불편함 속에서도 억지로 끼워 맞추려 노력하고 참아왔던 시간들. 생각해 보면 그 일의 시작과 함께 나의 심장의 요동과 그 울림은 더 깊어지고 더 넓어졌다. 그래서 더 자주 불안했고 더 자주 무기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더 약해진다. 더욱 작은 것에 흔들리고 더 많은 눈물을 흘린다. 앞으로는 더 많이 흔들리고 주저앉아 울겠지. 또 다른 불편함이 와도 역시나 처음인 것 마냥 또 어색해하겠지.
그러나 나는 더 강한 척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