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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guxxi Aug 26. 2022

자신의 특성을 깎아내고 있진 않나요?

나를 위한 열정이 될 수 있게

요새의 나는 여러 생각과 걱정으로 짓눌려있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어떤 것을 시작하려고 할 때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자리가 버거워졌고, 가끔은 꼼짝 못 할 정도로 기력이 없다. 요새의 나는 여유가 없고 예민하다.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 나는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여러 계획들에 파묻혀있다. 내가 만든 감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누구도 시킨 적이 없는데 계속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나의 모습이 한동안은 대견하다가도,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사나 싶어 불쌍할 때도 있다. 생산적인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루를 의미 있게 산다고 생각하는 나는 오랫동안 계획을 만들고, 그 계획들에 목이 졸렸다가, 벗어났다가, 다시 또 갇히는 일을 반복하면서 살아왔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불안 증세가 더 심해져서, 불안해하는 나 자신이 버거워 그 불안감을 바쁨으로 바꾸며 또 달린다. 쉬지 않고 달려온 나는 지금의 나의 모습에 어느 정도 만족한 결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여러 계획들을 만들어내고, 또 지키지 못하는 스스로를 비난한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세워둔, 나의 기준에서 엄청난 목표를 이뤘을 때 과연 나는 나를 칭찬할 수 있을까. 그때는 뭔가 더 큰 걸로 나를 보채지 않을까.

열정이 많은 나는 이제부터 소중한 나의 열정을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나의 열정에 내가 압도되지 않도록 나를 단단히 붙잡아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이번 주말은 가만히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볼 생각이다. 불안감은 틈틈이 또 내 앞에서 날 약 올리겠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불안감에 지지 않을 거다, 새로운 계획을 만들지 않을 거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내가 나를 지켜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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