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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길 Mar 16. 2022

‘코딩’ 교육이 행복에 이르는 하나의 교과목이 되길 바

‘코딩’ 교육이 행복에 이르는 하나의 교과목이 되길 바라며


아침에 잠에서 깨어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의 나만이 느끼는 행복감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가에 대해 아래 번호의 명령어와 조건을 사용해 코딩하는 과정을 에세이로 쓰시오. 단, 수험자는 자신이 정의한 새 명령어를 4개까지 첨가할 수 있으며, 코딩할 때는 명령어 번호를 사용하거나, 명령어 번호의 내용이 그대로 두고 문구를 변형해서 사용할 수 있다.     


명령어; ①어떤 곳의 내용이 0이면, 다음 명령어를 수행함, ②어떤 곳의 내용이 0보다 크면, 특정한 다른 곳의 명령어를 수행함, ③어떤 곳의 내용이 0보다 작으면, 특정한 다른 곳의 명령어를 수행함, ④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전까지 멈추어 있음, ⑤멈춘 동안, 보관한 어떤 곳들 간의 관계에서 새로움이 생기도록 시도함, ⑥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즉시 어떤 곳에 보관함, ⑦어떤 곳에 보관한 것을 밖으로 적절한 방법으로 출력함, ⑧수식 결과 혹은 임의 값을 어떤 곳에 보관함, ⑨(수험자 임의 정의), ⑩(수험자 임의 정의), ⑪(수험자 임의 정의), ⑫(수험자 임의 정의).      


조건; 어떤 곳은 I(나)와 Y(너) 및 W(우리) 및 본인 추가 3개 이내 사용, 수식은 True/False와 4칙 연산만 사용. 글자 수 4,000~5,000자(빈칸 포함), 주어진 시간은 당일 10시부터 23시까지. (간식 제공 및 간식 시간 포함, 단, 본인이 원하는 경우 같은 장소에서 연장 가능하며 감점은 없음).      


참고; 수험자 간의 대화 금지, 시험장 내 조용한 자유 이동 가능, 에세이는 본인 핸드폰, 노트북 및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작성된 원고 파일은 그림 파일로 송부할 것(자필의 경우, 사진을 찍어 파일로 송부). 본인 노트북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 주체 측에서 대여함.      


1차 합격자의 경우, 주최 측에서 인터넷 사용기록을 조회할 수 있음. 1차 합격자의 채점 기준; 나만이 느끼는 행복감의 종류, 행복감의 실천 가능성, 행복감을 느끼는 상황 표현, 행복감에 이르게 하는 순서의 자연스러움, 자신이 새 명령어를 만들었다면 그 독창 및 적합성(새 명령어가 무의미한 경우 감점 있음) 등.  1차 합격자는 30일 이내 개별 통지. 2차 전형은 작성한 에세이 중심의 심층 면접.    

  

코딩 과정을 에세이로 쓰기 유형의 위와 같은 시험문제 출제가 가능할까? 이는 ‘입사 후, 적법한 근무를 한다면, 평생 삶을 보장하는 회사의 입사 시험’으로 나올 법한 문제 유형이다. 과연 나는 어떻게 코딩을 하며 한 편의 에세이를 쓸 것인가? 또한 나만의 명령어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참 황당하다. 그러나 혹시 이러한 에세이를 쓰기 위해 세계 교육계의 새로운 과목이 만들어지는 추세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바로 인성 함양 중심이 되길 바라는 ‘코딩’이란 이름의 학교 정규 교과목이다. 이는 첨단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정점을 논할 때, 시험에서 인터넷을 공개한 것처럼 ‘지식은 수단으로 취급’하고, ‘인간성을 더 중요한 목표로 삼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코딩’이란 ‘컴퓨터와 사람과의 소통과 대화를 위한 대화 수단’이라고 말한다. 즉, 컴퓨터에게 일을 지시하기 위한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코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코딩’ 교육은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어 세계 각국이 서둘러 학교 교과목을 채택하고 있다고 믿어진다.     


‘코딩’ 교육의 목적은 다양하겠으나, 그중 컴퓨터 생활의 DIY (Do It Yourself)라고 먼저 말하고 싶다. 컴퓨터가 전문가 몫이 아닌 일반인의 필수품이 되고 있어 내 취향에 맞게 만들거나 고쳐가며 사용하는 생활필수품 영역으로 포함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집안일이나 집/자동차 수리 등은 본인이 직접 행하는 것은 이미 일반화되었듯이 말이다. 이는 점점 간단한 컴퓨터의 H/W 수리 및 S/W 활용도 즉시 해결해 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함을 뜻한다. 그만큼 첨단 문명의 생활 적응을 위해 학교 교과목에 포함시키려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 것이다.     


컴퓨터에 전원을 넣으면, 컴퓨터는 이전에 기억된 상태에서 ‘새로운 시작’을 시작한다. 바로 컴퓨터의 아침이 시작되는 것. 인간이 아침에 깨는 것과 유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행하는 것이지만,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무척 큰 매력을 준다. 언제나 컴퓨터는 무엇을 해야 할지 인간의 명령을 기다린다. 물론 미리 어떠한 일을 하라고 명령을 주었었다면, 그 명령 범위 내에서 계속 무엇인가는 실행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컴퓨터에게 명령을 주는 방법을 익히는 일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새로운 것에 접근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하기에 가장 손쉬운 수단이자 도구요, 더 나아가 무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이 결합된 가상 세계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됨에 따라 현실세계의 활동 범위 경계가 무너질 수도 있음은 우리는 직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과 더불어 살아가게 될 미래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코딩’이 학교 교과목이 되고 있는 더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결국 ‘자기주도학습’의 실천 방안으로서 ‘코딩’이 가진 속성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는 데 있다. 즉, 내가 원해서 내 삶의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실행 계획을 세우고 세부 행동 지침을 결정하며, 실제 하나하나 행동함으로써 실천에 옮기고, 그 결과를 평가하고, 평가에 따라 나 자신을 수정해 가는 일련의 연속된 과정 등등의 능력을 ‘코딩’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것.     


‘어떤 분야와 상관없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빌 게이츠가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또한 ‘모든 사람은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하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이처럼 ‘코딩’ 교육 과정 자체가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이라고 이구동성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말들이 나오게 된 연유를 ‘코딩’의 속성 엿보기로서 다음과 나열해 보고 싶어진다.    

 

첫째, ‘코딩’ 교육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는 사실을 매번 확인시켜 준다. 내가 해야 할 목표가 있으면, 이를 성취하기 위해 ‘반드시 시작해야 하고, 그 목표가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분명히 끝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에 잘 매듭짓고 다시 시작하는 시야를 넓혀 준다. 원인과 결과를 분명히 아는 일이 자유로운 행동을 하게 된다. 어느 누구에게도 자유로울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로의 큰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코딩’ 교육은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미리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사전 준비 능력을 길러주게 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 즉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는 것이다. 치밀한 기획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이든 결과를 예측하면서 순서에 따라 계획하는 능력이 함양되는 것.     


셋째, 일단 충분히 준비한 하나하나의 명령들이 곧 내가 실시간으로 실천해야 하는 하나의 행동임을 몸에 배게 해준다.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어떠한 일이든 차분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아간다. 일사천리 행동으로 준비한 일들을 끝내는 부지런한 습관이 붙게 되는데, 이것 또한 ‘코딩’ 교육의 장점인 것은 분명하다.     


넷째, 또한 내가 실천에 옮기고 있는 행동 하나하나마다 중간 결과가 있고, 끝까지 일련의 행동으로 이어지기에, 지금 행동이 전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면서 움직이는 능력을 가지게 한다. 즉, 지금의 내 행동 결과가 다른 내 행동이나 다른 사람에게 직접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고려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든 일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협조함으로써 일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저절로 느끼게 해준다.     

다섯째, ‘코딩’ 교육은 복잡한 일일수록 영역별/기능별/시기별 등 그 나름대로의 성격에 맞춰 하나하나 잘 매듭짓는 훈련을 하게 한다. 특히, 하나의 매듭(Module)은 다른 매듭과 긴밀한 협력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게 됨으로써 어떤 일이든 부분적인 일의 성격에 따라 구분해 정리하는 ‘끊고 맺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길러준다.     


여섯째, 따라서 ‘코딩’ 교육은 항상 뒤처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기에 어떠한 일이든 시기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즐기면서 일을 처리하는 습관으로 이어지게 한다. 이러한 습관이 사회적 관습으로 계속 정착되는 한, ‘성공한 일의 결과만이 모든 것이다’라는 강한 집념보다, ‘충실한 일의 과정이 곧 행복한 순간이다’라는 유연한 즐김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할 것임은 누구나 웃으며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코딩’ 교육이 인성교육을 좀 더 정교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 분명하다.     


이상 들은 사례들 외에도 ‘코딩’ 교육이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근거는 많다. 미래에 또 다른 파생 교과목을 만드는 계기도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혹자는 ‘인간을 너무 숫자화/획일화시키는 교육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다. 물론 초창기나 섣부른 교육의 오류를 경계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들을 딛고 여기까지 발전한 것이 인류다. 극복될 것이라 믿는 이유다.    

 

모든 생명체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산다고 한다. 이렇듯, 세계 각국마다 학교는 물론 일반인 대상으로 ‘코딩’이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 궁극적 배경에는, 첨단 문명을 먼저 선점하려는 것도 있겠지만, 결국 각국마다 자국민을 좀 더 행복하게 하려는 정책의 경쟁 결과일 것이다. 국민 모두를 ‘자기주도 삶’의 주체로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유로움을 만끽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 아닐까?     


자유로움을 느끼는 일은 잘 정리된 습관에서 나온다고 한다. 평소 자신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유를 일으키는 원천이라는 의미다. ‘코딩’은 상상의 한계점을 오가는 자유로움을 맛보게 한다. 대체적으로 누구나 상상해보지 못했던 것을 개념으로 나타내려 했던 철학자, 또 숫자나 법칙/실험으로 증명하는 자연/사회 과학자,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행동으로 나타내보려 하는 예술인 등등의 이름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은 이 모든 영역을 들락날락하며 살고 있다. 미래엔 혹시 ‘코딩’이란 이름으로 구체화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또 다른 상상을 해본다.     


결국, 무엇인가 ‘코딩’ 하는 순간마다, 즉 내가 내게 명령하는 순간마다, 내 행복한 대다수 시간은 나를 어느 누구에게든 떳떳하게 드러내는 정정당당함으로 활짝 꽃 피는 것이 아닐까 확신한다. ‘나는 누구다!’라고 말하는 순간마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너 자신을 알라’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항상 깔끔한 기분을 유지해주는 나만의 ‘코딩’, 이를 확인하는 명쾌함에 의해서도 가능하리라 믿는다. 내가 펼치는 자연스러운 행동, 그렇게 드러내는 느낌이 나를 저절로 웃게 할 것이다. 내게서 어떤 느낌이 나더라도, 또 어떤 것에 맞부딪히더라도, 내 얼굴 보듯 대하면 될까? 맞을 것이다.      


<후기>     


이 답안을 쓰는 분은 ‘논술과 코딩’ 교육의 달인급일 듯!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회사에서 출제해볼 만한 문제이지만, 더 문제는 채점일 것.     


채점은 선발하고 싶은 부서에서 수험자끼리 토론을 붙이고, 수험자가 서로 채점한 결과와 그들의 채점 과정을 지켜보며 채점을 해서 원하는 사람을 뽑아야 할 듯하다.     


위 문제를 미리 공채 공고시 공개해 미리 연습하게 하고, 실제 시험에서는 다른 상황을 주어 그 상황을 해결하는 코딩 과정을 문제로 출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응시자는 많지 않지만, 매우 좋은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사람이 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유형은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회사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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