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기반성 Jan 26. 2024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나

글쓰기의 소재

해외에 나오면 같은 한국인과 잠시 인사를 나눠도 무척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반면, 한 다리 건너 다 아는 사람이 되는 좁은 한인사회가 부담스럽울 때도 있고요.


그중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만 동일한 처지와 생각을 가진 워킹맘 모임은 아내, 엄마가 아닌 내 일과 나의 성장 측면에서 내 중심의 관계망이라 조금 다른 집단의 모임인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에서도 많은 여성 해외근무자들이 있습니다. 그중 리더십과 경험이 많으신 분께서 주도해 모임을 가진 게 지금으로부터 2년 전쯤이었던 것 같아요. 

팬데믹 이후, 불안한 홍콩의 정시 때문에 싱가포르로 많이 이 주도하고, 아시아본사들도 일부 이전을 해오기도 했었습니다. 싱가포르도 홍콩과 같이 금융, 운송, 제약, 건축 분야의 해외인력들의 이주가 많습니다. 

워킹맘 그룹에서도 금융, 보험 쪽 인력이 다수이고 많은 분들이 홍콩, 유럽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일을 해보신 경험들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한국에서만 회사생활을 했다면, 이분들을 만날 수 없었겠죠? 

이 분들이 최근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도 내셨어요. 책 출판기념으로 작가와의 만남 자리를 가졌고 참석해 많은 공감을 얻고 왔습니다. 

책 출간 의도를 이야기하며 나온 주제 중에 한국의 친구들 중 충분히 해외에서도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똑똑한 여자친구들이 공무원이나 안정성에 더 목적을 두는 사회행태를 우려하시며 학교 교수님, 여성학자님들과의 미팅과 응원도 있었다 합니다. 


저는 딸 2명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그리고 해외에 나와 딸 2명을 교육을 시키는 엄마의 입장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꽤 공감을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여성인력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헬퍼문화로 한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를 키우며 회사생활을 이어나갈 환경이 조금 낫다는 점, 다른 영어권 나라에 비해 동양적인 사고방식에서도 이질감이 덜한 점 등 여러 나라를 경험해 보신 다른 워킹맘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잠시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어 만남이 참 좋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9명이 쓰신 책을 아이들 재우고 단숨에 읽었지요. 


저보다 조금 이전 선배님들 때 갓난아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들, 많은 선택을 미뤄두고 일에 더 매진한 선배님들의 회사생활 과정, 우리 또래의 친구이야기, 출산과 동시에 같은 회사를 다니던 남편이 아닌 경단녀를 선택한 친구 이야기까지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국내가 아닌 해외생활의 변수를 어떻게 다뤄내며 워킹맘 생활을 해오셨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함께 여정을 걸어온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책 출간 이야기를 하며, 에세이 부문 책이라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주제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지 질문을 주신 분이 계셨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기도 해서 저에게도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제가 처음 글을 쓰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았던 글쓰기는 사내 공모전에서 아빠와 있었던 추억을 쓴 글이었습니다. 많은 사원들의 투표를 통해 응원을 받았던 글이었는데, 그 글을 쓰면서 '역시 경험의 이야기는 힘이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글쓰기의 많은 출발점이 자신의 이야기가 시작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진과 또 다르게 글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소스를 제공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에세이 부문에서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을 글로 적어나가다 보면 내 사생활이나 내 생각들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히게 될지 의식을 하게 되고, 그 순간 글쓰기가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작가님들은 이미 이런 과정들을 거쳐오셨을 때고, 제가 디자인분야에서 20년 가까이 반복을 통해 경험을 통해 지금의 생각을 가졌듯이 오랜 시간 글만 써오신 작가님들도 뵙고 싶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각자의 고충이 국내를 막론하고 있겠지만, 참 다이내믹한 상황의 연속이고 그때마다 참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하게 살아온 경험치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에세이를 통해 본인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기로 결심한 그녀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가고 있는 경험치, 집에서 무기력하게 보내더라도(복잡한 머릿속 생각의 결과물) 또한 그 경험치가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긍정을 탑재시키고 하루하루를 살아나가 보아요. 

작가의 이전글 한 끗 차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