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의 주력브랜드 ‘모나미153’ 에 대해서
형님들 안녕하세요. 다섯번째 글로 인사드리는
마케터 ‘김동숙, 김프로’ 입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도 지나가고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해지는 걸 보니 가을 이란 녀석이
슬슬 찾아오고 있나 봅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명확한 ‘출근룩’이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편한 복장으로 출근을 하곤합니다.
근데.. 이상하게 가을만 되면 정장이
그렇게 입고 싶어집니다. (꼰대아님;;ㅋ.ㅋ.ㅋ)
그러면 어김없이 저는 검정색 정장바지에
흰색셔츠에 자연스레 눈이 갑니다.
일명 ‘모나미(Monami)룩’
검정색 바지와 흰색셔츠의 조화가 마치
모나미 153 볼펜과 같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죠.
관공서에 가면 쉽게 모습을 볼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가서 볼펜 좀 주세요~
라고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녀석!
여러 외국문구브랜드 들과 소리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문구 드랜드!
오늘은 대한민국 대표 문구 브랜드인 ‘모나미(Monami)’
와 그 회사의 대표 브랜드 ‘모나미 153’ 에 대한
브랜드 이야기와 마케팅에 대한 썰로
‘아는 척’ 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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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라는 브랜드를 알게된건 중학생 시절이었다.
한창 필기도구에 관심 많던 나는 동네서점 가는게
취미생활 중 하나였고 널찍이 자리잡은 문구코너에 가서
각종 펜들의 뚜껑을 열어 흰색 종이에 내 이름 석자를
사인처럼 쓰는게 그 시절 낙 중 하나였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레 내 손맛? 에 맞는 펜을 선택했고
그 펜은 ‘제트스트림’ 이라는 일본볼펜 이었다.
당시 나는 그 펜이 일본브랜드 인지도 몰랐다.
그저 부드러운 필기감과 정갈한 펜 디자인이 맘에들었고
수능 볼때 까지도 ‘제트스트림’ 을 애용했다.
그 무렵 서점의 문구코너 한 쪽 에는 300원 정도? 하는
아주 단순한 디자인의 펜이 있었다.
필기감도 별로 였고 많이 쓰면 일명 ‘볼펜똥’ 도 심하게
나오는 싸구려 펜 으로 기억한다.
왠지 모르게 그 펜으로 공부하면 아저씨 같아서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군청이나 읍사무소에 가면 항상 있었고 농부인
우리아버지 포터트럭 조수석에 항상 굴러다니던 그 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서점 문구코너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그 녀석!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1963년 출시와 외관상 변화가 거의없는 뚝심있는 녀석!
오늘은 대한민국의 대표 문구제조회사
‘모나미(Monami)’와 시그니쳐 브랜드이자
제품인 ‘모나미 153’ 을 소개할 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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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의 전신은 1960년 크레파스와 물감을 생산하는
회화문구 제조사인 '광신 화학 공업사' 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의 '모나미' 라는 회사명은 광신 화학 공업사의
창립자인 '송삼석 회장'이 1962년 5.16기념
국제사업박람회 에 참석하면서 시작하게 된다.
송삼석 회장은 그 박람회에서 당시 일본 최대 문구업체
'우치다 요코' 의 한 직원이 사용하는 볼펜을 보게 되었고
그 즉시 볼펜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필이나
잉크를 찍어서 쓰는 만년필을 많이 썼는데
잉크가 흐르고, 쏟게 되면 치우기가 불편해
대중화 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한 볼펜은 그야말로 세상에 없던 물건이라
대박조짐이 보였던 거지.
(사업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송회장은 한 일본회사의 유성잉크 제조기술을
도입하게 되고 마침내 1963년 5월 1일,
국산 유성잉크 볼펜을 만드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 볼펜이 바로 '모나미 153'
모나미는 프랑스어로 '나의(Mon) 친구(Ami)'를 뜻하며
이 이름은 사내공모를 했었는데 프랑스문학에 심취한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채택되었다고 하니
이 당시 시대상을 고려하면 얼마나 깨어있는
회사였나 싶다.
뒤의 153은 여러기지 썰이 있지만 모나미 홍보팀에서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뜻은
출시 당시 모나미 볼펜은 15원.
(신문1부, 시내버스 요금과 동일)
에 해당제품은 모나미가 만든 3번째 제품 이라는
뜻을 모아 '153' 이라는 의미를 담아 제품에
녹였다고 한다.
모나미153의 길이는 14.5cm
펜촉의 두께는 0.7mm
펜의 바디는 육각형으로 이뤄져 있다.
길이는 한국인의 평균 손 크기에 맞춰 움켜쥐었을때
최적화된 길이로 만들었다고 하며
펜촉의 두께는 다른 외국어와 달리 한국어는
단어의 획이 많아서 적당히 두꺼운 0.7mm가
가장 적합하며
육각형의 펜바디는 펜을 쥐는 손의 촉감과
굴러 떨어지지 않게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같은 제조사 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감히 예측하건데
이 이야기는 모나미153이 출시되고 그 후에 스토리텔링
을 입히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자!
신문1부와 시내버스 요금이 15원 하던시절,
그리고 출시당시 짜장면 한그릇 가격이 약 30원 정도
하던시기에 모나미 153의 가격은 그리 싼 가격은
아니었을텐데 어떻게 사명을 바꿀만큼 제품이
잘 팔릴 수 있었을까?
모나미153은 일본의 기술을 가져오긴 했지만
확실하게 내재화를 못시켜 펜의 잉크가 새어나와
흰 셔츠에 잉크가 배는 소비자 항의가 엄청났었고
이에 모나미는 한마디 변명없이 모두 변상했으며
이후의 소비자 클레임도 적극적으로 제품에 반영해
개선의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영업사원들이 가방 한가득 '모나미153' 을 가지고
하루종일 은행과 관공서, 기업 사무실 등
집중적으로 '잉크병 없애기 운동' 영업을 공격적으로
했고 이에 2년쯤 지나가 매출이 급상승 했다고 한다.
(역시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영업력이 없으면 성공을
못한다는 말이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 실제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에서도 모나미153
이 나온다. 이만큼 모나미153은 남녀노소 사용하는
국민볼펜 이었다.
또한 1968년 모나미153이 KS인증마크를 획득하게
되면서 품질까지 인정받아 진정한 '국민볼펜'의 반열에
오르게 되니 모나미153의 앞길은 창창할 것 같았다.
하지만 1988년 88올림픽 개최 이후,
정보가 외국 문구류를 개방하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지 않은 모나미153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품질의 상징' 이었던 'KS마크'가
발목을 잡게 되었다.
당시 문구류 KS마크의 기준은 '내수성,내유성,내광성'
을 충족해야 했는데 이 부분이 일제나 미제에 비해
종이 위에서 뻑뻑하게 써지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에 모나미는 KS마크를 반납하게 되고
'부드러운 필기감' 을 위해 내유성을 낮추는 방법을
택했고 1988년 문구업체 최초로 설립한
자체 연구소의 기술력이 뒷받침을 해줘 위기를
넘기게 된다.
그러나.. 모나미에겐 다시한번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2000년 이후,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 됨에 따라
문구 및 필기류 시장이 정체되었으며 실제로
2019년 매출은 1,320억원으로 8년만에 절반 가까이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한다.
19년 당시 책은 무조건 종이를 넘겨가면서
읽어야 한다는 필자인 나도 킨들 이라는 e-book
리더기를 구입해 책을 읽을 정도였으니...
모나미의 매출급감이 그리 놀랍지 만은 않았다.
나는 여기서 모나미는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져
실존하지 않는 추억의 브랜드로 기억되나 싶었다.
(물론 아니니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겠지?)
그렇다. 최근 몇년 사이에 모나미 라는
브랜드가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금 회자되기 시작했다.
송삼석 회장에 뒤를 이은 아들 송하경 대표는
2013년 독일의 '라미(LAMY)' 펜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라미(LAMY)' 펜은 최소 3~4만원의 가격으로
고급 제품의 경우 10만원을 훌쩍 넘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열광을 했던 것이다.
해결책은 여기에 있던 것이었다.
'펜이 주는 효용, 펜이 고객에게 선사하는 가치는 변했다.'
'펜은 기록의 용도가 아닌 액서서리 이자 애장품,
수집의 대상' 으로 변했으며 그런 측면에서
좋은 '선물' 이었다. (송하경 대표 인터뷰 발췌)
모나미153의 시작은 바로 2014년 1월!
그 키는 '고급화/프리미엄화'에 있었다.
'모나미153 리미티드 1.0' 는 모나미153 탄생 50주년
을 기념하는 한정판 으로 모양은 그대로였지만
고급스러운 검은색의 황동재질로 소장가치를 높였다.
가격은 2만원으로 모나미스테이션 온라인 몰에
등장한지 약 2시간도 되기 전에 완판되었다.
(여담이지만 2시간은 중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홈페이지가 다운됐던 1시간 까지 포함된 시간이다.)
이것도 모자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40만원
웃돈까지 주고서라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모나미는 계획대로 고급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나가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던가
모나미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 형성' 을 위해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153 피셔맨(Fisher man)' 을 제작해 헌정했다.
이 펜은 100일 가까운 수작업 공법으로 제작되었으며
153의 유래가 베드로가 예수님의 지시한 곳에서
낚은 153마리의 물고기를 의미하기에 헌정의 의미가
찰떡같이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실제로 이 펜은 바티칸박물관에 전시되었으며
교황에게 헌정한 펜을 만들었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로 프리미엄/고급화의 의미를 한층 더 살려주었다.
이외에도 광복적 기념 한정판인 'FX 153'
3.1절 기념 한정판, 이육사/안중근 한정판인 '153 ID'
'153 리스펙트', '153 NEO', '153 ID 샤프' 등을 잇달아
출시하였으며
최근엔 60주년을 기념한 한정판 '프러스펜 3000
데스크펜'
(20만원 상당) 까지 수집욕과 소유욕을 자극하는
고급 펜 라인을 구축했다.
이러한 모나미의 시장이슈화 및 성공에는
디자인 고급화와 더불어 근본적인 제품 품질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펜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속성인 '필기' 에 대한
속성을 지속적으로 유지 및 발전시켜왔기에
모나미의 고급화 전략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의 발판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돈 300원 짜리 볼펜이 웃돈을 주고도 팔지 못하는
브랜드가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었을 것 이다.
모나미 153이 주는 교훈은 단순히 매출증가가 아닌
가성비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 혹은
죽어가는 브랜드를 힙한 브랜드로 Revitalization
했단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지금 나도 오른손에 들고있는 모나미 153을
보면서 내가 왜 이렇게 필기감이 좋았던 볼펜을
등한시 하고 있었을까? 라는 반성? 을 하게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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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나미 153 편은
저관여의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브랜드를 운영하는
마케터인 나에게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모나미 153 의 마케팅을 한 기사에서 아래와 같이
요약해서 설명했다. 요점만 콕 집어서 잘 설명해
인용하려 한다.
(출처 :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트랜드)
'평범해서 특별하다 : 프리미엄 전략의 브랜딩'
'슈퍼노멀' 이라는 말은 '슈퍼'의 특별함과
'노멀'의 평범함, 두 단어의 조합이 아이러니 하다.
'슈퍼노멀'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모나미 153' 이다.
'평범하더라도, 화려하지 않더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본질에 집중한다면, 그 평범함은 특별함이 된다.'
가 한정판 모나미 153의 핵심이다.
최근 모나미 153은 스마트팬슬, 갤럭시노트펜 등
디지털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펜의 디지털화 에도
끊임없는 도전을 함과 동시에
모나미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브랜딩을 하고자 다양한 체험 팝업스토어를 열어
보다 젊어지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하고있다.
추가로 기존 문구류 시장이 사양산업에 접어듬에
따라 새로운 매출활로를 찾기위해
1. 코스매틱(색조화장품) ODM 사업
- 메이크업 팬슬라인(아이라이너, 브로우) 집중
- 화장품 용기류 사업 진출
2. 반려견 사업
3. 교육사업 (철수 함) 등 다양한 비지니스 활로를
찾기위해 노력 중이다.
모나미는 본업 자체가 소품종 대량생산의 베이스를
둔 제조업이다.
모나미의 참신하고 시장 이슈몰이류의
한정판 프리미엄 문구류 제품 런칭은
‘모나미’ 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서는 긍정적
일지는 모르나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해 나가야 하는
기업의 숙명을 책임지기 에는 다소 단발적인
전략이지 않나 싶다.
앞으로 모나미 그리고 모나미 153이 살아남기 위해선
문구류의 액서서리화 라는 컨셉으로
지속가능한 제품, 단발성이 아닌 스테디한 제품으로
소구해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으면 한다.
내일 출근해서 모나미 153을 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사용할 것 같다.
이상 마케터 김동숙, 김프로 였습니다.
편안한 한 주 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