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과 토퍼를 세탁기에 억지로 우겨넣으며 생각했다.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탁기에만 넣으면 알아서 건조까지 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요일 오후의 빨래는 매번 성가시다.
점심을 먹고 책을 꺼내든다. 식곤증으로 아마 곧 눈이 감길테지만 하루에 책은 몇 장이라도 읽어야한다. 책을 읽으면 그나마 생산적인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맘같아서는 하루종일 넷플릭스나 보면서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다.
이번주는 유독 하기싫은 일이 많았다. 월초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회사 업무들을 욕을 삼키며 꾸역꾸역 쳐냈다. 누군가에게 맘에도 없는 모진 소리를 했고 그 친구의 마음에는 아마 가벼운 생채기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일수록 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경험상하기 싫었던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인 경우가 많았고 나쁜 결말은 없었다.
나는 오늘도 ‘하기 싫다’의 힘을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