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현서 Jun 13.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76)

- 사모라 돌아보기 그리고 현지 한인 가족에게의 감사함 -

 오후 1시 30분에 사모라에 사시는 유일한 한인 가족과 점심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사모라 도시를 오전에 돌아보기로 한다. 아침 식사를 한 뒤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는데 춥다. 다시 호텔로 들어가서 옷을 바꿔 입자고 했더니 아내가 조금 있으면 기온이 올라가서 더울 것이라며 그냥 가자고 한다. 결국 오전 내내 으슬으슬한 추위를 견뎌내야 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초겨울 복장을 하고 있다.  



사모라 도시에 대한 정보는 호텔 체크인 할 때 받은 도시지도가 전부이다. 지도를 보면 사모라의 주요 관광자원은 사모라 성(Castillo)과 대성당(Catedral de Zamora) 가는 길목에 접해있거나 몰려 있다. 길은 산타 클라라(Santa Clara) 길 - 라모스 카리론(Ramos Carrion) 길 - 루아 데 프랑코스(Rua de Francos) 길 순서로 이어지는데 길이 바뀌면서 광장이 있고 그 광장에도 역사적 건물이나 성당이 있다. 성당과 수도원이 많은 도시이다. 크지는 않으나 모두 연륜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들이다.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소공원이나 광장의 여러 역사적 건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우선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마요르 광장이나 대성당 그리고 성과 성벽 등을 구경하기 위하여 가는데 곳곳에서 보이는 도시의 아름다운 옛 건물과 풍경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사모라는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참 잘 정돈되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한다.


 마요르 광장이다. 이 광장 중앙에는 사모라 시청이 자리하고 있다. 그 앞에는 성당이 있고 다른 도시의 마요르 광장과 같이 식당들의 테라스가 펼쳐져 있다. 크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보기 좋은 광장이다.



 또 길을 따라가도 보면 밝은 색상의 극장 건물도 보인다.



 광장에 아름다운 건물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공공 도서관(Biblioteca Publico)이다. 그런데 이 공공도서관이 있는 광장 끝은 강변 쪽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기가 막힌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기는 아침 햇살을 받은 도시 풍경의 분위기를 담지 못한다. 광장 주면의 오래된 주택들도 잘 관리가 되어 보기가 좋다.




 가는 길에 성당과 수도원 건물들이 아침의 맑은 햇살 속에서 아름답다.



 사모라 성에 도착한다. 성이라는 것이 원래 높은 지역에 건설되기 때문에 아래를 조망할 수 있다. 성안은 문이 닫혀서 들어가지 못했다. 성 주변의 풍경만 돌아본다.



 대성당에는 어르신들이 조용하게 출입을 한다. 따라 들어갔더니 본인들이 선호하는 성인의 카피야(Capilla)에 들어가 조용하게 앉아 기도하고 있다. 성당은 다른 성당에서 볼 수 있었던 화려함보다는 경건함이 많이 느껴진다.



 시내로 돌아올 때 지도 앱을 켰는데 성에서 이어지는 성벽 밑의 길로 안내한다. 그 성벽 길을 타고 한참을 내려오니 시내 길을 만난다. 즉 내려오는 끝이 성벽 관광의 시작지점이었다.



 그런데 아침 추위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쌓인 피로감 때문이었을까 걷기가 매우 힘들다. 성벽에서 내려오자 말자 카페에 가서 휴식을 취한다. 호텔까지 거리를 측정하니 2 킬로미터가 넘는다. 갑자기 가는 길이 걱정된다. 



 그래도 걸어서 호텔까지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우선 욕조에 따듯한 물을 충분하게 받아놓고 몸을 담그니 조금 지나 이마에 땀이 맺힌다. 1시 반까지는 시간이 남아 잠을 잤다. 그러고 나니 몸이 다소 풀어진다.


 강남구 선생님은 사모라에 40년 가깝게 사신 분이다. 아주 젊은 시절에 태권도 교관으로 이곳에 오신 뒤 이제는 이곳에서 현지인들과 잘 동화하며 편하게 살고 계신다. 어제 중국 식당에서 우연하게 만난 김명심 사모님의 부군이다. 이 분들께서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 빼고 인연이 없는데 우리 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점심을 주셨다. 나도 20년 넘게 해외생활을 해보았지만 쉽지않은 일이다. 정말 아주 정성이 담긴 한식요리를 사모라와 인접한 토로(Toro)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집을 나선 뒤 76일 만에 먹어보는 한식이다. 더군다나 사모라에서 나는 밤꽃 꿀을 한 병 주신다. 감사하게 받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도 강 선생님께서 산책 겸이라며 함께 호텔까지 걸어 주신다. 아마 길 잃어버릴까 봐 안내해 주신 것이다. 여행을 하다가 이런 환대를 받아본다. 감사하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아빌라(Avila)로 간다. 사모라에서 아빌라로 바로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서 다시 바야돌리드로 간 뒤 그곳에서 아빌라 가는 기차를 탄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몸 컨디션이 여의치 않아서 일찍 쉬기로 한다.












작가의 이전글 스페인 3개월 살이(7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