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빌라 성벽(Muralla de Avila) 돌아보기 -
이번 여행 중 아빌라는 두 번째이다. 마드리드에서 한 달 체류 중에 당일치기로 하루 다녀왔다. 그런데 왜 또 아빌라에 왔느냐고? 다른 이유가 없다. 사모라에서 마드리드에 도착할 때까지 일정이 2박 3일 비는데 그 중간의 도시가 살라망카와 아빌라 밖에 없었다. 아빌라가 살라망카보다 마드리드에서의 거리가 더 가까워 아빌라를 거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잘 판단했다. 아빌라가 지내기에 아주 편하다. 우선 아빌라는 역사지구로 지정된 구도시가 아빌라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벽에는 9개의 문이 있어서 이 문들을 통해 내 외부 교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관광객들이 움직이는 곳은 구도시인데 내가 머물고 있는 호텔이 성벽의 문과의 거리가 3~40 미터이다. 그래서 성벽 내부로도 바로 들어갈 수 있고 성벽 외부 길을 이용해 아빌라 성벽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그래서 움직임에 부담이 없다. 내가 사는 분당 동네같이 돌아다니기가 편하다.
아침 식사는 호텔 카페테리아에서 커피 한 잔에 크루아상 빵 한 개로 때우고 나와 성벽을 외부에서 한 바퀴 돌아보자고 했다. 다행히 돌아다닐 수 있는 길이 잘 마련되어 있다. 물론 오르고 내리는 길이 있지만 힘들면 쉬어가기로 한다. 지난 4월에 왔을 때는 내부에서 성벽을 보고 성벽 위로 올라가서 걸어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 밖에서 걸어보는 것이다.
한 낮이 되기 전이라 날씨는 대체적으로 선선해서 걷기에 좋다. 하늘은 청명하고 푸르다. 성벽의 견고함이나 보존상태에 대해서 감탄을 하며 걷는다.
성벽을 한 바퀴 돌며 찍은 사진 기록이다.
성벽을 돌며 본 주위 성벽 밖 주위 풍경도 잔잔하게 곱다. 그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있겠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평화롭게 보인다.
무슨 새인지 모르지만 첨탑 곁에 둥지를 만들어 살고 있다.
호텔 주변의 풍경이다. 호텔 이름은 ‘Hotel Puerta de La Santa’이다.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혀놓는 것은 혹시 아빌라에 관광 목적으로 가볍게 2~3일 머물 계획이 있으면 이 호텔의 가성비가 좋을 것 같아서이다. 청결하고 불편한 것이 없다.
호텔과 가까운 성문을 통과하면 바로 ‘산타 테레사 성당(Catedral de Santa Teresa)’을 만난다. 성당의 명패에는 ‘프란시스코 교황이 2022년 7월 13일 이 교회를 예수님의 성 테레사 성당으로 선언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테레사 수녀가 사용했던 물품들도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도 운영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단체로 방문한다.
점심은 호텔과 가까운 광장의 한 식당에서 오늘의 메뉴(Menu del Dia)로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온다. 이제 런던으로 가려면 자주 쉬어야 한다.
참고로 아빌라 성벽을 외부에서 한 바퀴 도는데 약 5천 여보의 걸음수가 나왔다. 통상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이지만 천천히 쉬어가면서 걷다 보니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오늘은 아내가 아무런 불평 없이 아~주 협조적으로 잘 따라다녔다. 때로는 앞서가는 경우가 상당하게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