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은 산티아고

by 조은결

잠을 전혀 못 자고 있다.

나에게 도전을 받은 언니는

이미 영국길을 완주하고 산티아고에 있다.

반면, 나는 그 모든 게 두려워졌다.

요 며칠 아파서 침대에만 누워있어서일까? 위장감기로 화장실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준비해야 할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일까?

스페인에서 돌아오는 일정의 비행기는 두 번이나 취소되었다.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아서 사기가 꺾인다.

안 가고 싶어질까 봐
퇴로를 막으려고 온 동네 소문을 냈었었다.
그리고 진짜 안 가고 싶어졌다.


가는데도, 안 가는데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가긴 가겠지만)

스무 살 초반 때 동강 레프팅을 한 적 있다.

바위 위에서 점핑을 하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올라갔다. 막상 올라갔더니 체감이 달랐다. 무서워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백 하기에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마 못 한다고 울었던 것 같다. 스텝이 나를 설득해 같이 뛰어내렸다. 심장이 맞는 줄 알았다.

딱 그때의 기분이다.

남들도 신나게 뛰어내리고, 별거 아닌 것 같아서 올라가 봤더니, 이건 뭐 혼자서 뛰어내릴 각도가 아니다.

지금은 도와줄 스텝도 없다.

그냥 주저앉아 울고 싶다.

이미 가기 전부터 지친다.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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