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 로퍼 이야기
게으름뱅이의 신발 로퍼, 로퍼는 클래식 복식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아이템 이죠. 클래식과 캐주얼 학교와 오피스까지 장소와 복장에 구애받지 않기에 사랑받고 있는 다재다능한 신발입니다. 그중에서도 현대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페니 로퍼의 이야기입니다.
로퍼는 끈이 없는 형태의 신발로 그 어원은 여러 가지가 설이 있지만, 저는 게으르다는 의미를 가진 Loafer에서 왔다는 설을 지지합니다. 30년대 슬립온 형태의 신발은 귀족들의 실내화나 농부, 어부들의 작업화였기에 외출복과 함께 신는 모습은 당시 기성세대들의 눈에 격식 없는 게으름뱅이로 보이지 않았을까요?
페니 로퍼의 형태로 제작된 최초의 슈즈는 1876년 George Henry Bass가 설립한 미국의 G.H. BASS사에서 1936년 Weejuns, 위전스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슬립온 스타일의 구두였죠.
G.H Bass 사는 지금도 Weejuns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제게 페니 로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Gene Kelly(진 켈리)입니다. 안무가이자 연출자 그리고 영화배우였던 진 켈리는 말론 브란도와 함께 당시 패션의 이단아로 불리며 과감하고 남성적인 패션을 선도하였죠.
진 켈리가 생소하신 분들도 한 번쯤은 보셨을 만한 영상이죠.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비를 맞으며 부르는 노래와 춤은 지금 봐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세기의 로맨티시스트이자 20세기 남성 패션의 아이콘이었던 Duke of Windsor, 에드워드 8세는 자유분방했던 그의 삶처럼 왕족과는 거리가 멀었던 로퍼를 지지하고 즐겨 신었었습니다.
클래식을 즐겨 입는 분들이 한 번쯤 들어본 윈저 카라와 윈저 노트 매듭법으로 유명한 그분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제임스 딘, 폴 뉴먼, 스티브 맥퀸, 존 F 케네디 등
당대 패션과 젊음의 아이콘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템이었습니다.
1950년대에는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하며 아이비 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비상시 공중전화 사용을 위해 1센트 동전인 페니를 넣고 다니면서 이 것이 유행하여 코인 로퍼, 혹은 페니 로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공중전화가 사라지고 스마트 폰이 보급화된 요즘 생활이 유행을 만들던 과거 이야기는 참 재밌습니다.